아이들이 좋아 교사 시작
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주님의 사랑에 대해 잘 아진 못하지만 적어도 주님께서 저를 많이 사랑하신다는 사실만큼은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단지 아이들이 좋아서 교사를 시작했지만 미흡한 시작이었죠. 2년 전 군 제대 후 대학교에 복학한 저로선 강의며 숙제, 적응에 대한 스트레스 등 고민하고 힘들어 할 때 성당에 오면 제일 먼저 초등부 아이들이 환한 미소로 인사를 합니다. 그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환한 미소를 대하면 그간의 어려움이 싹 씻겨 나가곤 했죠.
기도하는 천사들
사소한 것에서도 즐거워하는 아이들, 친구랑 싸워도 언제 그랬냐는 듯 손을 잡고 가는 아이들, 우는 친구를 위로해 주는 아이들, 고사리 같은 손을 모아 기도하는 아이들은 천사들입니다. 어릴 적 제게도 이런 모습들이 있었겠지만 언제부턴가 점차 사라져 지금은 너무나도 퇴색해진 것 같습니다. 눈치보고, 자존심을 앞세워 내 이익만 챙기고, 창피해 성호 긋는 것도 생략하는 나. 분명 주님께서는 사랑을 실천하고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고 가르쳐주셨는데 그것을 잊고 살았나 봅니다. 예전엔 단지 사람이 좋아서 성당을 다녔지만 이젠 주일학교 아이들을 통해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왜 주님께서 저를 교사라는 도구로 써주셨고, 힘들어 하는 제게 편안한 안식처는 바로 주님을 닮은 천사 같은 아이들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배운 것이 많았던 2년
교사라는 제가 아이들 앞에서 가르치기 보다는 오히려 배우는 것이 많았던 지난 2년이었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제겐 신앙생활의 지표가 되어 주님의 일꾼으로서의 마음가짐과 믿음에 보탬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체험을 통해 삶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학교생활에도 잘 적응해 장학금을 받으며 교수님들의 인정도 받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들은 주님이 함께 계셔 이룰 수 있었습니다. 주님은 늘 제 옆에 계셨고 앞으로도 쭉~ 함께 하신다고 믿습니다. 주님께서는 결코 멀리 계시지 않으십니다. 언제 어느 때든 우리의 기도를 가장 먼저 들으시고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것까지 사랑하십니다. 제게 찾아오신 주님의 사랑은 바로 아이들이었고 그 아이들의 미소가 바로 주님께서 제게 말씀하시는 것이었으며 가르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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