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뜻에 모든 것을 맡기겠습니다”
7월 10일 광주대교구 부교구장 대주교로 임명된 김희중 대주교는 “처음 보좌주교에 임명될 때처럼 두렵고 떨리는 마음은 여전하다”며 “주님의 뜻대로 모든 것을 맡기고 살아가겠다”는 말로 첫 소감을 전했다.
부교구장 대주교 임명 발표 직후인 오후 7시 임동 주교관에서 가톨릭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김 대주교는 ‘두렵다’와 ‘떨린다’는 말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부교구장 대주교’라는 직무에 어느 정도의 부담감을 느끼는 듯했다. 그러나 말끝에는 겸손함과 소박함의 향기가 배어 있었다.
“정말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이 중책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제가 ‘부교구장 대주교’가 될 만한 어떤 자질이 풍부해서가 아니라, 부족한 가운데 주님의 능력이 드러나도록 섭리하신 은총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김 대주교는 특별히 교구장 최창무 대주교와 전임 교구장 윤공희 대주교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두 분 대주교님을 보필할 때에는 제가 언제든 기댈 곳이 있었습니다. 교구장 대주교님께서 늘 저를 배려해 주셨고, 저는 덕분에 편안하게 제 소임을 다 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광주대교구에서 교구 출신 사제가 보좌주교에서 부교구장 대주교로 임명된 것은 교구 설정 72년 만에 김희중 대주교가 처음이다. 그만큼 김 대주교는 오랜 시간을 광주대교구 사목자로서 교구민들과 함께 해왔다. 교구 사제단이 김 대주교에 거는 기대와 희망이 큰 것도, 김 대주교가 교구민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래서인지 교구민들에 대한 당부의 말씀을 부탁한다는 기자의 요청에 김 대주교는 ‘당부’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당부할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교구 사제단과 교구민들의 뜻이 무엇인지 제가 깊이 헤아리고 함께 소통해 나가고자 합니다. 앞에서 끌고 간다는 생각보다는, ‘하느님의 뜻’과 ‘교구민의 뜻’과 ‘사제단의 뜻’이 일치하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습니다. 그 공감대를 실현시키기 위해 제 모든 힘을 쏟아 붓겠습니다.”
광주대교구는 지난 2007년 교구 설정 70주년을 맞으며 2010년까지 ‘교구 발전 3개년 추진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영성 심화의 해’를 거쳐 올해는 ‘사도직 활성화의 해’를 보내고 있다. 2010년은 ‘지역 복음화의 해’다.
김 대주교는 이에 대해 “교회의 선교 사명은 교회 울타리 안에서 뿐 아니라 교회 밖으로 나가 하느님을 모르는 분들에게 하느님을 알려드리는 것”이라며 “특별히 내년 ‘지역 복음화의 해’를 맞아 광주대교구는 지역사회와 보다 깊이 결속해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교회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김 대주교는 가지런히 모은 두 손을 풀지 않았다. 시종 부드럽고 차분한 어조로 말했고, 때로는 동네 아저씨 같은 편안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마지막 말씀을 부탁하자 그는 감사인사를 전했다.
“제가 사제의 길에 들어서면서부터 지금까지 저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많은 신자분들이 계십니다. 특별히 제가 착한 목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켜보시고 아낌없는 충고를 해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감사드리며 그분들의 뜻에 어긋나지 않도록 살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주님께서 제게 베풀어주신 은총에 배은망덕하지 않도록 더욱 노력하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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