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8명이 1년 동안 선교 운동을 펼쳐서 몇 명의 세례자를 배출할 수 있을까.
수원대리구 북수동본당(주임 나경환 신부) 공동체의 결실은 놀랍다. 무려 90명의 세례자를 배출했다. 세례자가 본당 신자수 대비 6.05%에 달한다. 이 열매로 북수동본당은 7월 19일 수원대리구로부터 선교 최우수본당으로 선정돼 상을 받았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북수동본당의 선교 최우수본당 선정은 어느 노래가사처럼 ‘우연이 아니었다’. 평소 갈고 닦은 내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북수동본당의 선교활동은 단지 바오로 해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었다. 본당 주임 나경환 신부를 비롯한 신자들은 바오로 해 시작 이전부터 이미 ‘선교의 생활화’를 실천해왔다.
지난 2006년 북수동본당 주임으로 부임한 나 신부는 본당 수녀 2명과 함께 12개 본당 관할지역을 3개 지역권으로 묶어 일주일에 한 번씩 반모임에 참석하고 있다. 본당 사목자가 발품을 팔자 효과는 금방 나타났다. 본당 신부가 반모임에 참석하면서 사목자와 가까운 시간을 갖길 원하던 신자들도 자연스레 참여하기 시작했고, 덩달아 반모임 분위기도 화기애애해 졌다.
이에 나 신부와 수녀들은 더욱 신명나게 신자들과의 만남을 위해 땀을 흘렸다. 6개월마다 방문 지역을 바꿔가며 더 많은 신자들과 만났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선교 효과로 이어졌다. 본당에서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군자(루치아)씨는 “추운 겨울 군불을 지펴 놓으면 따뜻한 아랫목으로 사람이 모이게 마련이라는 사실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며 “본당 신부님께서 선교를 향한 열의를 저렇게 보여주시니 신자들도 자연스레 따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북수동본당은 ‘쉬는 신자 회두’에도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나 신부와 본당 소공동체 구역반 모임과 함께 매주 2회 냉담 중인 신자의 집을 직접 방문해 기도를 드리고 현장 고해성사도 실시한다.
성당에 어렵게 발걸음하지 않고도 냉담을 풀 수 있게 됐으니, 쉬는 신자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물론 쉬는 신자들은 처음에는 문도 열어주지 않는 등 싸늘한 반응이 대부분이었으나 나 신부와 북수동본당 신자들을 만나면서 변화하기 시작했다. 나 신부와 신자들은 복음의 행복을 전하기 위해 자리를 뜨지 않고 그 가정을 위한 기도를 바쳤고, 그러면 대부분 거짓말처럼 그들을 향해 문이 열렸다.
나 신부는 “얼었던 마음을 푸는 것은 한 순간”이라며 “집 안에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속 깊은 이야기가 나오게 되고 이를 통해 현장에서 고해성사를 주고 다시 하느님의 자녀로 돌아오게 된다”고 밝혔다. 나 신부는 또 “나는 이러한 현장 고해성사를 ‘원산폭격 고해성사’라고 부른다”며 “이는 대상자만 있으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고해성사를 주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북수동본당 신자들은 이 밖에도 바오로 해를 맞아 선교위원회를 만들고 본당 위원회와 소공동체가 각각 전?후반기에 걸쳐 입교를 지향하는 54일 기도를 봉헌했다. 또 각 단체별로 거리선교를 벌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선교의 불씨를 지펴왔고, 마침내 대리구 내 선교 최우수본당의 영광을 안게 됐다.
나 신부는 “우리 본당은 신자 수는 적지만 미사 참여율이나 선교율 등 개개인의 활동이 두드러진다”며 “성지본당으로서 신자 개개인이 뿌리가 있는 공동체 신자라는 자긍심이 오늘의 선교 열정이 있게 한 근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수원대리구 3051명 영세
수원대리구내 29개 본당은 지난 바오로해를 맞아 2008년 6월 29일부터 2009년 6월 28일까지 1년 동안 바오로 사도의 모습을 본받는 대대적인 선교 운동을 전개, 3051명의 세례자를 탄생시켰다. 3051명은 본당을 별도로 설립할 수 있는 신자수로, 대리구 총신자 수 9만7696명의 3.12%에 해당하는 수치다.
특히 북수동본당 신자 1488명은 90명의 세례자를 배출, 6.05%의 놀라운 신자수 대비 세례자 비율을 나타냈다. 또 총신자 4990명의 지동본당은 279명에게 세례를 베풀어(5.59%), 선교 우수본당으로 선정됐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