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이로구나!”
참석자들이 목청껏 외치는 소리와 함께 평택대리구장 조원규 신부가 힘껏 떡메를 내리치자 풍년을 기원하는 함성과 박수에 이어 사물놀이패의 한마당이 펼쳐진다.
수원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본부장 서북원 신부)와 가톨릭농민회가 주최한 ‘제14회 농민주일 기념 미사 및 도· 농 나눔 잔치’가 7월 19일 미양성당에서 4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하느님 창조질서에 따라 생명을 살리는 소비를 추구하는 도시 소비자와 생명을 살리는 생산을 다짐하는 농촌 생산자들이 함께 어우러진 한마당은 연일 심술이던 날씨마저 화창하게 만들었다.
변덕스런 날씨를 염려 해 본당 신자들이 마련한 햇빛 막이 그물과 텐트 아래 조원규 신부 주례로 기념미사가 봉헌됐으며 중앙, 율전동, 일월, 고색동 등 도시 본당 신자들이 함께 참례했다.
미사 후 열린 기념식에서 참가자들은 ‘①생산자와 소비자는 물건을 팔고 사는 관계를 넘어 인격적 친교의 관계며 상부상조한다 ②농민은 창조질서를 따르는 생명 농업 실천을 통해 신선하고 건강한 농산물 나눔을 위해 노력한다 ③도시생활자는 농민의 생활을 책임진다는 소명아래 생산 공동체 농산물을 우선 구매하며,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생명 농산물을 섬기는 자세로 받아들이자 ④도시 소비자와 농촌 생산자는 안전한 먹을거리, 환경보전 및 지역 공동체 유지를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의 생명공동체 건설을 위한 도·농 결의문을 발표했다.
조원규 신부는 “지구 온난화와 산업화 속에 농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고 모두가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길은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고 그것을 소비함으로써 생명을 살리는 창조질서에 순응하는 것”임을 강조했다.
30℃를 웃도는 폭염 속에 치러진 이날 나눔 잔치는 냉콩국수 점심과 돼지고기, 큰 통에 담긴 막걸리를 사발에 떠서 권하고 나누며 생산자 소비자 구분 없는 하나의 공동체로 신바람이 났다. 방금 튀긴 뻥튀기 과자를 앞 다퉈 한 봉지씩 얻어가는 동안 어르신들은 말판 놓기 의견이 분분하다.
“의랴차차! 걸이다, 걸. 잡았다, 잡았어.” “아녀유, 걸 잡지 말구 나야는거여유” “아니긴 뭐가 아녀? 잡고 가능겨~” 그러자 상대편이 한 마디 채근한다. “얼른 해유? 날 저물겄시유”
윷놀이, 제기차기에 남다른 실력을 발휘한 신자들과 행운권 추첨으로 뽑힌 이들은 농민회 회원들이 미사 때 봉헌한 청정 유기농 오이, 호박, 감자, 무, 가지, 참외를 경품으로 한 아름씩 받았다. 본당 마당에서의 왁자지껄한 소리에 동네 이웃들도 슬금슬금 발을 들여 놓으며 동네잔치가 되듯 하나가 된 나눔과 사랑, 생명의 잔치는 잔뜩 길어진 낮 시간 내내 이어졌고, 도시와 농촌이 함께 생명을 살리는 삶을 위한 노력과 다짐으로 가득한 나눔의 잔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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