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려주고자 하는 신앙의 유산에 부모의 확고한 신념과 의지, 노력이 없다면 있을 수 없다. 혹여 자녀에게 세례를 받게 해 놓고 교적에 이름이나 겨우 올려놓고 막연히 언젠가는 신앙으로 돌아오겠지 기대하는 정도를 신앙의 유산이라고 생각하진 않는가?
“아이들에게 신앙을 선택하게 하는 자유란 없습니다. 아이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곳은 오직 하느님밖엔 없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하는 김지연(아가타·천리요셉본당)씨.
세 아이의 엄마인 김씨는 그래서 자녀들에게 학교나 학원이 아닌 매일미사 참례와 교리, 영성체를 우선순위로 가르치고 실천을 요구한다. 김씨의 강한 신념은 “어려서부터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이 없었다면 천사의 방문을 받은 성모님의 응답도 바오로 사도의 회심도 없었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데 있다. 하느님의 도구로 쓰일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 가정 성소의 참 의미요 부모로서 자녀에게 물려 줄 신앙의 유산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김씨는 새벽부터 다음날 새벽 잠자리에 들기까지 쉴 틈 없는 하루를 보내며 가족 모두 신앙 안에서 살도록 유도하고 스스로 헌신하고 있다.
맏이인 딸이 자칫 학업으로 신앙생활에 소홀할까 싶어 교회가 운영하는 안법고등학교에 입학시켰다. 매일 새벽 남편은 용인터미널에, 딸은 안성의 학교에 데려다 준다. 남편 이용구(아우구스티노)씨는 천주교에서 위탁 운영하는 서울 강서구 소재 복지관에서, 김씨 자신은 성모영보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자애원(행려자 시설)의 행정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부부 모두 사회복지사다.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교 딸은 퇴근 후 자신이 직접 데리고 평일 미사에 참례해 아이들은 복사, 자신은 성가 반주 봉사를 하며 꼭 영성체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한창 크는 아이들에게 반발이 없을 순 없다. 아이들이 또래들 안에서 심한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갈등과 아픔들이 신앙교육의 중요성을 더욱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가족들과 함께 대화하며 가장 소중한 가치가 무엇이겠는가를 서로 생각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자녀들에게 공부에 대해 절대 강요하지 않는다는 김씨는 “하느님은 하느님 방식으로 필요한 것을 성령을 통해 가르치고 교육시키는 분이심을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통해 체험했다”며 성모님께 의탁하는 마음으로 자녀의 이름에 꼭 ‘마리’를 붙여 부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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