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외신종합】
지난 7월 13일 쿠바 아바나에서 일단의 강도들에 의해 무참히 살해당한 노사제의 마지막 유언이 “당신들을 용서합니다”로 밝혀져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스페인 출신의 마리아노 아로요 메리노(77) 신부는 이날 쿠바 아바나의 한 성당에서 칼에 찔려 살해됐고, 유해는 불태워졌다. 그는 채 1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이 지역에서 살해된 두 번째 성직자다. 이에 앞서 59세의 에두아르도 데 라 푸엔테 세라노 신부가 2월 14일 목숨을 잃었다.
고 마리아노 아로요 메리노 신부와 함께 사목활동을 해온 이시드르 호요스 신부에 따르면, 메리노 신부는 강도들에게 해를 입은 뒤 마지막으로 “나는 당신들을 용서합니다”란 말을 남겼다고 증언했다. 이 말은 호요스 신부가 살해혐의로 체포된 강도들로부터 직접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호요스 신부는 “우리는 아주 작은 집에 살며, 모래가 섞인 약간의 곡식으로 연명했다”며 “매주일 우리는 성체성사를 거행했고, 미사 때마다 300여 명의 신자들이 우리를 찾아왔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신심이 깊었던 아로요 신부는 언제나 검소하게 한결같은 삶을 살았다”며 “아로요 신부가 죽기 직전 자신들을 용서한다고 말했다는 두 살인범의 고백을 듣는 순간 마음이 찢어지는 듯 아팠다”고 말했다.
호요스 신부는 “아로요 신부의 평소 성품으로 볼 때, 그의 장례미사에 수많은 이들이 참석한 것은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다”며 “하느님의 사제로서 세상을 살다 떠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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