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마리아는 성미술 작품의 모델로 많이 등장한다.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아들 예수를 애처롭게 안고 있는 ‘피에타’부터 성가정상, 성모자상, 성모 마리아상까지 작가들은 완전한 신앙인으로 살았던 마리아의 모습을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서울 전농동본당에 설치된 ‘성모칠고(聖母七苦)’ 역시 성모 마리아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특히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고통과 슬픔을 담아냈다.
성모칠고는 말 그대로 성모 마리아가 예수로 인해 받았던 일곱 가지의 슬픔과 고통을 말한다. ▲시므온의 예언(루카 2,35) ▲이집트 피난(마태 2,13-18) ▲성전에서 예수를 잃음(루카 2,41-50) ▲십자가를 지신 예수와의 만남(루카 23,26-32) ▲십자가에서 예수의 죽음(루카 23,44-46) ▲예수를 십자가에서 내림(루카 23,53) ▲예수 무덤에 묻힘(루카 23,53) 등이다.
이는 예수의 구세사적인 수난과 죽음에서 절정을 이루게 되고 성모칠고에 대한 신심은 성모가 예수의 십자가 아래에 서 있었다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성모칠고’를 주보성인으로 모시고 있는 전농동본당의 작품에도 마리아가 겪은 일곱 가지의 고통들이 상징적으로 나타나 있다. 작품 전체를 가로지르는 강한 사선은 성모칠고 중에서도 제1고를 상징하는 칼자국이다. 마리아의 영혼이 날카로운 칼에 찔리듯이 아파할 것이라는 시므온의 예언을 표현한 것이다.
그 좌측 첫째 면에는 마리아가 아기 예수를 품에 안고 사막을 지나 이집트로 향하고 있는 제2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연결돼서 성전문이 열리는데 제3고는 성전 안에 계시는 예수를 나타낸다. 또한 중앙 상부에는 제4고 십자가의 길에서 예수와 만나는 성모의 애절한 마음을 담아냈으며 그 아래에는 제5고 못 박힌 예수의 손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 우측 상단에는 십자가에 남아 있는 못 자국과 돌아가신 예수를 바라보는 제6고가, 하단에는 무덤에 묻히신 예수를 바라보는 제7고가 표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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