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이신 교회 안에서 사제단에 속해 사제로서 생활한 것에 감사합니다. 사랑으로 이어주는 힘인 기도를 통해 저를 이끌어 준 신자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씀 전합니다.”
7월 26일 수원교구 분당요한본당에서 은퇴 감사미사를 봉헌한 수원교구 성남대리구장 김영옥 신부는 38년간의 사제생활을 되돌아보며 ‘감사’라는 말을 가장 먼저 꺼냈다.
“은퇴미사를 앞두고 강론을 준비하며 지난 사제생활을 돌이켜 생각해보니 감사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더군요. 하느님과 교회는 물론 부모님, 사제단, 신자들까지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김 신부는 특히 “무엇보다 하느님의 사제로 평생을 살았다는 것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38년 전 사제서품을 받고 엎드려 기도하면서 무덤까지 교회에 속한 사제로서 살아가게 해달라고 청했다”며 이제 그 기도가 점점 이뤄져 가는 것을 가까이서 보게 되는 것 같아 감회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사제생활 38년 중 많은 시간을 교구청에서 보내며 교구 총대리 겸 사무처장, 교구 2010위원회 및 교구 설정 40주년 준비위원회 위원장 등 교구 내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해 온 김 신부는 “교회의 모든 활동은 신자들이 평화를 느끼며 행복하게 신앙생활을 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리구장으로 임명된 후 평신도들이 신명나게 일하고 봉사할 수 있는 교회를 만들고자 노력했다”며 “3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모든 것을 이루진 못해 아쉽지만 교구의 모든 사제단과 평신도들이 이러한 교회를 만들어가는 데 계속 노력해주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국 교회 신자들은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교회의 일에 봉사하고 복음을 전하는데 참여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살아나기 위한 중추적 역할은 평신도들에게 맡기고 사제들은 복음을 전하는 일에 집중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평신도의 역할을 보다 중요시해야 한다고 강조한 김 신부는 “신부의 행복 뿐 아니라 교회의 희로애락이 신자들에게 있음을 잊지 말고 신자들과 교류하고 융화돼 일에 대한 분담체계를 잘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제는 참으로 복 받은 직무”라고 후배 사제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 신부는 아울러 9월 1일 신임 성남대리구장으로 부임하는 조원규 신부에게 “중책을 넘겨 드려 미안한 마음이 많다”며 “이미 대리구장을 하신 신부님인 만큼 앞으로 대리구가 한층 발전할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사제로서 계획을 세운다는 것은 바보스런 말인 것 같다”는 김 신부는 “앞으로 수녀원에서 생활하며 많이 묵상하고 기도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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