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두 사람이 상담소에서 이야기한 부분을 확인하게 되면서 고용주는 두 사람이 먼저 공장에서 도망갔기 때문에 줄 수 없다, 그리고 두 사람이 출국하게 된다면 주겠다는 입장으로 나왔다. 더 이상 대화를 할 수 있는 여지가 없어 보여 노동부에 진정하게 되었고 노동부에 출석하여 고용주를 만나게 되었다.
‘쯔언’은 오지 않았고 ‘짠낫’만 출석하였다. 사업주는 감독관 앞에서 날짜를 정하고 그때까지 주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을 받기로 하였다. 대신 공장에 와서 받아가라는 것이다. 그리고는 연락처를 주고받고 날을 정하고는 오기 1시간 전에 연락을 줘서 준비할 시간을 달라는 것이었다.
공장에 가는 날이 되었다. 두 사람이 상담소로 왔고 떠나면서 공장에 연락을 해서 간다고 했다. 두 사람의 친구들은 그 둘에게 가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고용주가 출입국 직원을 불러 잡아가려고 한다면서 말이다.
사실, 나도 가기 전부터 약간은 긴장했다. 혹시 고용주가 손해 본 것이 아까워 이 사람들에게 보복하기 위해서 출입국 직원을 불러 대기시켜 놓은 것은 아닌지, 만일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도 했다. 그리고 가면서 머릿속으로 작전을 짜놓고 있었다.
공장에 들어가면서 주변을 잘 살펴보았다. 아무런 징후가 없음을 확인하면서 일단 사무실에 들어갔다. 고용주를 만나서 금액을 확인하고 영수증에 사인을 하고 나니 직원과 함께 은행에 가서 받아가라고 하였다. 순간, ‘그쪽에 출입국 직원을?’ 하면서 더 긴장하게 되었다. 은행에 직원을 따라 갔고 다행히도 아무 일 없이 잘 마무리되었다. 그러면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웃었다. 이게 뭘까?
믿음의 문제이지 않을까? 믿는다는 것은 불확실한 것에 나를 던지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닌가? 그렇게 볼 때 두 사람은 나를 믿고 따라와 준 것이다. 물론, 거기에 돈을 받을 수 있다는 희망도 있었지만 말이다.
친구나 부인도 가지 말라고 했는데…. 그러고 보니 ‘쯔언’이 노동부에 출석을 하지 않은 것도 지금 있는 곳이 멀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불확실함 때문에 출석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나보다도 두 사람이 더 커다란 불확실함과 함께 불안함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었다.
나의 경우야, 문제가 되는 고용주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하면 되지만 이 사람들은 본국으로 추방되는 것이기에 삶을 걸고서 나왔던 것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어쩌면 그들이 나보다도 더 신뢰하면서 사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보다 더 큰 불확실함 속에서 삶을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불확실함이 더 클수록 신뢰도 더 커지는 것일까? 모르겠지만 그만큼 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하느님 나라가 그만큼 더 가까이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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