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분당요한성당은 아시아 최대 교회 건축물이라는 큰 규모를 자랑하듯 성당 안에도 다양한 성미술품을 설치했다.
4대 교부들과 수도회 창설자, 한국 초대 성직자가 새겨진 주출입문부터 장애인을 위한 램프를 장식하는 모자이크와 회화, 물고기 모양의 성수대, 청동부활예수상 등 종류도 특징도 각양각색이다. 각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에 의해 제작된 작품들은 분당요한성당을 예술적인 성전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많은 작품 중에서도 소성당에 설치된 십자가의 길을 눈여겨 볼만하다.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김미영 수녀가 제작한 십자가의 길은 여느 십자가의 길과는 사뭇 다르다. 동판에 반구상으로 제작돼 있는 작품은 1991년 성 금요일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로마의 콜로세움에서 바친 십자가의 길 행렬을 바탕으로 한다.
예수의 십자가 수난을 재현한 이 행렬은 ▲예수께서 세 번이나 넘어지심 ▲길에서 성모 마리아를 만나심 ▲베로니카가 예수의 얼굴을 씻어 드림 등 오랫동안 전승으로 내려오던 항목들이 빠지고 마르코 복음을 토대로 하고 있다.
작품은 예수께서 겟세마니에서 고뇌하심을 시작해 ▲유다에 의해 배반당하심 ▲대사제들과 원로들에 의해 심문 받으심 ▲베드로, 예수를 세 번 모른다고 부인함 ▲빌라도에 의해 사형 선고를 받으심 ▲채찍질 당하시고 가시관 쓰심 ▲십자가 지심 ▲키레네 사람 시몬이 예수를 도와 십자가 옮김 ▲예루살렘 여인들을 위로하심 ▲십자가에 못박히심 ▲회개하는 죄수에게 하느님 나라를 약속하심 ▲십자가 위에서 어머니와 그의 사랑하는 제자에게 말씀을 건네심 ▲십자가 위에서 죽으심 ▲무덤에 묻히심 등으로 구성돼 있다.
복음에 나오는 대목들로만 꾸며진 십자가의 길은 신자들이 한 처 한 처 따라가면서 성경에 나타나는 예수의 고통스러운 길을 함께 묵상할 수 있게 한다. 특히 본당은 이 작품을 위해서 십자가의 길 책자를 따로 제작하기도 했다. 전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의 승인을 받은 이 책자는 성당 성물방에서 구입할 수 있다.
♣바로잡습니다
8월 23일자(2661호) 18면 ‘가톨릭 성물이야기-수원교구 분당요한성당 소성당 십자가의 길’기사에 사용된 작품 사진은 김미영 수녀의 소성당 십자가의 길이 아니기에 바로잡습니다.
(2009-09-0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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