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포도밭에서 제 할 일을 다 할 수 있도록 해주신 하느님께, 그리고 기도해 주신 신자들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8월 16일 퇴임 및 은퇴미사를 봉헌한 수원교구 한상호 신부(안양대리구장)는 “첫 임지였던 미국 교포사목에서부터 신학교, 본당 주임, 대리구장에 이르기까지 많은 신자들께서 돌봐주시고 기도해주셔서 사제생활을 큰 어려움 없이 해 왔다”며 한편으로는 하느님께 받은 사랑을 신자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 행복했다는 말로 소회를 전했다.
교구 대리구제 시행과 함께 대리구장에 임명돼 3년 넘게 안양대리구장으로 봉직해온 한 신부는 “대리구제도는 사제들의 일치와 교류 뿐 아니라 대리구 특성에 맞는 활동들을 활발히 전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대리구제도가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교구 사제들과 신자들이 대리구제에 애착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35년이라는 짧지 않은 사제생활을 회고하기에도 벅찰 시간. 하지만 한 신부는 또 다른 도전에 나선다. 하느님의 사랑을 너무 많이 받았고 누렸기에 이제는 그 사랑을 다시금 나누기 위해서다. 목적지는 아프리카 잠비아 솔웨이지교구의 성당조차 없는 선교지역이다.
“사제생활을 되돌아보니 내가 가진 것을 필요한 이웃들과 나누지 못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제게 건강을 주시는 한 아프리카의 어려운 신자들과 동고동락하며 그들을 의지하고 또 그들이 의지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2005년 킬리만자로 등반에 나서며 아프리카 선교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는 한 신부는 “그들의 영적·물적 욕구를 잘 파악해 살아가며 그리스도의 향기를 진하게 퍼뜨리는 사제로 살아갔으면 하는게 소망”이라고 전했다. 9월 2일 피정을 겸해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를 다녀올 계획인 한 신부는 10월말 아프리카 잠비아로 떠날 예정이다.
“지금껏 지니고 누리고 취하는 삶이었다면 이제는 내려놓고 버리고 홀가분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비록 교구의 직책에서는 은퇴했지만 사제로서 새 꿈을 가지게 됐다는 것 때문인지 요즘은 ‘아, 참 사제직은 소중하고 좋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참 행복하게 살았고 이제 다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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