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동안 필리핀으로 봉사를 간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정말 막막했었다. 한국의 친구들은 2주 동안 공부를 하고 있을거란 생각에 두려움 마저 느꼈다. 그래서 인지 1차 모임에 갔을 때는 약간 짜증이 났었다.
출발하기 하루 전. 마지막 모임 때 조원들과 모두 모여 자기소개와 짧은 얘기를 나누다 보니 불안감과 초조함은 없어지고 공부보다 더 뜻 깊은 무언가를 얻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원들과 함께 필리핀에 도착하자 그제서야 실감이 났다.
봉사 활동 기간 중에 둘째 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단원들은 물론 필리핀 아이들과 친해졌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그렇게 마음을 놓고 놀아본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에 들어갔다. 모래나르기, 자갈나르기, 시멘트 나르기 등 생전 처음 해보는 일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익숙해져갔다. 작업으로 지친 내게 중간 중간 필리핀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동안은 성당 다니는 것이 싫었다. 억지로 참여한 미사시간에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지낸 시간이 많았었다. 이곳에서 정말 오랜만에 성가를 불렀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무사히 봉사활동을 마친 스스로가 자랑스럽게만 느껴진다. 이곳에서 받은 사랑을 이제는 한국에 가서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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