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치하 수원 지역사회 민중의 문맹퇴치와 교리교육을 목적으로 설립돼 수원의 명문 배움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소화초등학교(교장 김미리 수녀, 천주교 수원교구 학교법인 광암학원,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소재)가 개교 75주년을 맞이했다. 소화초등학교의 75년 발자취와 올해 열리는 75주년 기념행사를 안내한다.
■ 소화초등학교 역사
1930년대 조선은 일제 치하에서 많은 이들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인권을 박탈당하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러한 사회적 상황을 안타까워한 수원본당 4대 주임 심응영 신부(파리외방전교회)는 1934년 10월 2일 4년제 ‘소화강습회’를 설립했다. 소화초등학교의 태동이다. 심 신부는 소화강습회 원장으로 취임해 애주애인(愛主愛人)의 정신을 바탕으로 교육을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 3명이 학교에 파견돼 일제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한글을 가르쳤다. 교장의 명의를 바꾸는 등 일제의 탄압을 가까스로 버티며 운영돼온 강습회는 2회 졸업생(1회 50명, 2회 24명)을 배출하며 1945년 해방을 맞이했다. 해방 후 1946년 1월에는 6학급의 수원 소화국민학교로 인가를 받았으며 1949년에는 학교 운영이 재단법인 경성구 천주교회 유지재단으로 변경됐다.
한국전쟁의 아픔도 고스란히 겪었다. 전쟁이 발발하자 학교는 무기한 휴교됐으며 1951년 1월에는 학교 교사가 폭격으로 전소되기도 했다.
1954년 석조 6개 교실로 새롭게 문을 연 학교는 안정기에 접어들어 지역 교육개혁의 맨 앞자리에서 발전을 거듭했다. 1967년에는 8학급 441명으로 규모를 확대했다. 설립자 명의도 수원교구 유지재단 이사장 윤공희 주교(현 대주교)로 바뀌었다. 1968년에는 북수동본당 스카우트와 소화유년대가 통합된 전국 초유의 한국 보이스카우트 135단이 발족돼 사회 봉사활동이 전개됐고 불우한 이웃을 위한 봉사와 위문공연을 활발히 전개해 지역 사회 안에서 ‘천주교회가 운영하는 신뢰받는 학교’라는 평판을 얻었다.
1971년에는 학교문집 작은꽃을 창간했으며 이듬해인 1972년에는 ‘책가방 없는 토요일’ 제도를 도입해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학교교육을 시도하기도 했다. 1983년에는 학교법인 광암학원 이사장 김남수 주교로 재단명의가 변경됐다. 폐교가 논의되기도 했었지만 당시 신입생 모집은 매년 높은 경쟁률이 지속돼 여전히 지역사회로부터 인정을 받는 교육기관이었다.
1993년 2월 20년간 재임해 온 정덕진 신부가 퇴임한 뒤 그 해 3월 수원교구는 학교 운영을 살레시오수녀회에 위임했다. 1994년 5월 ‘제1회 소화 어린이 놀이마당’을 개최했으며 10월에는 개교 60주년 기념 학예발표회와 전시회를 열었다.
2002년 학교 신축이전과 함께 54회 졸업식을 가진 학교는 같은 해 4월 9일 최덕기 주교 주례로 학교 신축 이전 축복미사와 축복식을 가졌다. 새 학교는 2003년 제4회 수원시 건축문화상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4년에는 개교 70주년 기념 예술제 및 나눔의 잔치가 마련됐으며 2008년에는 제60회 졸업식을 가지며 학교 역사와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소화초등학교의 건학이념은 ‘예수 그리스도의 인류애를 본받아 국가사회와 세계 복음화에 기여하는 인간을 육성한다’, 교훈은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한다’이다. 2009년 2월 17일 제61회 졸업식을 가진 학교는 개교 후 현재까지 4964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현재 학급 수는 18개, 재학생은 619명이며 교직원은 84명이다.
■ 75주년 기념행사
소화초등학교는 올 한 해 동안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마련한다.
9월 24일 오전 10시 학교 강당에서는 재학생과 졸업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교구장 이용훈 주교(광암학원 이사장) 주례로 ‘개교 75주년 기념미사’가 봉헌된다. 24일부터 이틀간 교정에서는 학교의 발전과 추억을 담은 사진전과 타일 아트 등이 전시되는 시화전이 열린다. 75주년 기념 예술제는 9월 26일 수원시 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재학생들의 모듬북, 관현악, 발레, 오케스트라, 뮤지컬 공연이 2회에 걸쳐 펼쳐진다. 아울러 10월 23일에는 ‘삼위일체 등반대회’가 개최된다.
이번 개교기념미사에 앞서 학교는 공모를 거쳐 75주년 엠블럼을 선정했으며 ‘75주년 기념 소화 어린이 기도문’도 제작해 봉헌하고 있다. 올 7월에는 교구 문집 작은꽃 신문 특집호를 발간했다.
※문의 031-213-3342~3 소화초등학교(www.sohwa.es.kr) 교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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