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자로 수원 신임 성남대리구장에 조원규 신부, 평택대리구장에 김화태 신부, 안양대리구장에 윤종대 신부가 부임했다. 본지는 3회에 걸쳐 3개 대리구 신임 대리구장의 인터뷰를 연재한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가 이번 주에 만난 신임 대리구장은 9월 9일 성남대리구좌 분당요한성당에서 대리구장에 착좌한 조원규 신부다. 조 신부는 대리구 사제단과 신자들이 ‘함께’, ‘같이’, ‘더불어’라는 세 단어를 마음에 담고 복음화라는 목표를 위해 마음을 모으자고 당부했다. 또 일과 행사보다는 사람에 투자하고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사람을 우선시하는 사목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 성남대리구장에 부임한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 제가 갖고 있는 마음은 제가 하는 일, 해야 할 일이 모두가 하느님께서 제게 맡기신 소중한 임무라는 것입니다. 가정과 본당 공동체의 성화 나아가 대리구 전체의 성화와 지역사회 복음화를 위한 책임감만 더욱 커졌기에 두렵기까지 합니다. 성남대리구는 평택대리구와는 또 다른 지역적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 일은 언제 어느 곳을 가나 넓은 맥락에서 보면 변함이 없습니다. 새롭게 성남대리구장으로 부르심을 받으며 하느님의 일을 부족한 내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또 성찰하겠습니다. 또 내가 하는 일이라 생각하지 않고 그분의 일에 제가 미흡하나마 손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지요.
▶ 대리구제가 시행된 2006년 평택대리구장으로 임명돼 3년간 사목해 오셨고 4년째로 접어드는 교구 전체로서도 중요한 시기에 성남대리구장으로 부임하셨습니다. 대리구제 시행 3년을 어떻게 돌아보시는지요?
- 대리구제 평가는 시기상조라 생각합니다. 지난 3년을 성찰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3년간 우리는 대리구제의 올바른 정착을 위한 길을 닦아왔다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길을 닦으며 만나는 많은 장애물이 있었고 때로는 어려움도 겪어왔지만 모두가 마음을 모았기에 이렇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잘 닦아놓은 길을 잘 드나들 수 있도록 포장해야 합니다. 3년간 길을 닦으며 경험했던 어려움들, 문제점들을 반성하고 되짚어보며 대리구제를 더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교구청과 대리구청의 편제 개편으로 대리구의 역할은 더욱 확대됐습니다. 역할이 커진 만큼 대리구 자체적으로도 편제 개편에 따른 활동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조급해 하지 말고 천천히, 알차게 대리구제의 열매를 맺도록 해야 합니다.
▶ 성남대리구의 특성을 살린 특별한 사목계획이나 구상이 있으신지요. 아울러 신부님께서 생각하시는 ‘하느님 보시기 좋은 대리구상’은 무엇인지요.
- 이제 막 부임한 제가 성남대리구를 어떻게 이끌어가야 할 것인지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가 따릅니다. 시간을 갖고 성남대리구의 신부님들, 평신도들과 하나 하나 상의하며 대리구 발전을 위한 목표와 계획을 세울 것입니다. 다만 평택대리구장으로 일할 때부터 가졌던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바로 ‘함께’, ‘더불어’, ‘같이’라는 마음가짐입니다. 대리구 사제들이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서 공동체를 이끌고 수도자와 평신도들도 마음을 모은다면 하느님 나라 건설에 더욱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일은 함께 마음을 모아야 이뤄집니다. 또 일보다는 사람 중심의 사목을 펼쳐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행사 위주의 겉만 드러나는 것에 관심을 가집니다. 하지만 대부분 일에 얽매여 사람을 놓치게 됩니다. 일보다는 사람이 우선입니다. 공동체가 함께 더불어 마음을 모으고, 사람 중심의 사목이라는 비전은 앞으로도 계속 강조할 것입니다.
▶ 교구장 이용훈 주교께서는 교구민들이 새 복음화와 내적 복음화, 외적 복음화라는 과제를 수행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자고 줄곧 강조하고 계십니다. 신자들이 이 과제를 실천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맡은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습니다. 신부님들은 복음 선포와 성사집전 그리고 양떼를 돌보는 사목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수도자는 복음삼덕의 정신 안에서 본분을 지켜야 합니다. 무엇보다 평신도들은 자신과 가정을 성화하는 일에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내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고 굳은 믿음으로 참된 자세를 가질 때 가정이 성화되고 본당이 건강해지고 나아가서는 이웃에도 복음이 전파될 것입니다. 이것이 복음화를 위한 첫걸음일 것입니다. 복음화라는 단어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자기 자신의 위치에 걸맞은, 기본을 지키는 신앙생활을 한다면 충분할 것입니다.
▶ 신부님께서 특별히 좋아하시는 성경구절이나 묵상 글이 있으신지요.
- 1974년 사제로 서품 받을 때 택한 성경구절을 항상 마음에 담고 살고 있습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이 없어라’(시편23장 1절)입니다. 제가 특별히 이 성경구절을 택한 것은 제 자신 예수님 하신 일, 구원사업을 함께 협조해드리고 도와드리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을 항상 되새기기 위해서였습니다. 성경에는 아쉬울 것 없다고 나오지만 전 항상 예수님께서 저와 함께 계심을 알기에 두려울 게 하나도 없습니다.
▶ 한국교회 첫 교구 신문인 가톨릭신문 수원교구가 발행되고 있습니다. 신자들에게 보다 유익한 신문이 되기 위한 신부님의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 가톨릭신문과는 오래 전부터 인연이 있습니다. 1984년 당시 교구 사목국장일 때 가톨릭신문 수원지사 업무가 잠시 공백상태였습니다. 신문사측과 이야기해 제가 잠시 지사장직을 겸하면서 가톨릭신문을 보다 많은 신자들이 볼 수 있도록 해 보겠다고 했지요. 사목국장으로 있던 3년간 신문사 직원처럼 일했어요. 신문이 교구에 도착하면 봉사하러 온 신자들과 함께 일일이 봉투에 신문을 담아 발송하고 시간이 날 때마다 본당에서 신문에 대해 홍보하기도 했죠. 그런 기억때문인지 가톨릭신문에는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습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나 본판 모두 독자들을 신문으로 이끌 수 있는 내용들이 부족하다고 봅니다. 독자들은 신문 전체를 모두 읽지 않아요. 저마다 자신이 꼭 읽고 싶은 기획물이나 기사를 매주 기다리는 거죠. 신문사에서 그런 독자들의 기호를 잘 파악하고 신문을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소식 위주의 신문보다는 볼거리가 많고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는 내용들로 채워지기를 부탁합니다.
▶ 대리구 사제단과 신자들에게 당부말씀 부탁드립니다.
- 사제단의 일치를 우선 강조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사제단 모두가 하느님과 함께 하는 가운데 노력하는 결과가 빛을 발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합니다. 복음 선포를 위한 사제들의 노력을 더욱 빛나게 하고 집대성할 수 있는 힘은 기도 속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기도와 함께 일치함으로써 대리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주시길 바랍니다.
신자들께서도 복음을 선포하라고 하신 하느님의 지상최대의 명령을 생각하면서 신앙생활을 해 주시길 바랍니다. 내가 완벽해 진 뒤에 하느님 말씀을 따르고 일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내 부족함은 채워주시겠지라는 마음가짐으로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길 청합니다.
■ 조원규 신부 약력
▶ 1974년 12월 7일 사제서품
▶ 1974년 12월 14일 중앙본당 보좌
▶ 1975년 5월 15일 서정동본당 주임
▶ 1977년 3월 2일 군종
▶ 1981년 4월 3일 지동본당 주임
▶ 1984년 2월 21일 교구 사목국장
▶ 1987년 2월 19일 한국외방선교회 총장
▶ 1993년 2월 18일 용인본당 주임
▶ 1995년 2월 8일 상록수본당 주임
▶ 2000년 1월 25일 권선동본당 주임
▶ 2004년 10월 1일 공도본당 주임
▶ 2006년 5월 22일 평택대리구장
▶ 2009년 9월 1일 성남대리구장 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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