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많이 낳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워라’(창세 9,1).
자녀만 무려 6명이다. 딸 둘에 아들이 넷이다. 윤아름(사비나·24), 다운(바울라·24), 강산(펠릭스·22), 대건(안드레아·8), 건(바오로·5), 지호(베드로·4).
‘다둥이 엄마’ 김미자(마리아·47·수원교구 서정동본당)씨는 요즘 행복하다.
“주셨으니까 감사히 받아야지요. 하느님이 덤으로 맡겨주신 거잖아요.”
김씨가 자녀를 많이 낳게 된 계기는 의외로 간단하다. 성 김대건 신부의 후손으로 모태신앙을 가졌던 그에게 아이는 하느님께서 주신 ‘소중한 생명’이다.
자녀 6명을 낳다 보니 주위에서는 김씨를 평생 남편 내조하며 아이만 키운 사람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는 20대 중반부터 최근까지 사회 생활을 한 억척 커리어우먼이었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다. 식품업체의 사장으로 기업을 이끌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이제는 아내로, 6명 아이의 엄마로서 전업주부의 삶을 선택해 살아가고 있다. 무엇이 더 중요하고 소중한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엄마의 손길입니다. 엄마의 따뜻한 손길만이 아이의 정서를 안정시키고 따뜻하게 만들 수 있어요.”
20여 년 간 직장생활을 하며 세 아이를 키웠고, 이젠 전업 주부로 세 아이를 키우고 있다.
“맞벌이 한다고 돈을 얼마나 더 벌겠어요. 벌면 그만큼 쓰게 돼있습니다. 차라리 아끼면서 아이들과 부대끼고 정을 주는 게 지혜로운거죠.”
요즘 엄마들의 자녀 집착에 대해선 “글쎄요~”다.
“요즘 대학생들은 엄마가 수강신청도 해준다면서요. 자식을 한 명밖에 낳지 않으니 그렇게 금지옥엽으로 키우는 거죠. 다 부모 욕심입니다. 하느님께서 그저 맡겨주신건데 왜 그렇게 아이에게 집착하는지 모르겠어요.”
그의 자녀교육은 독립심을 키우는데 중점을 둔다. 어렸을 때부터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덕분에 영국으로 유학 간 첫째 윤아름씨와 둘째 윤다운씨도 집안의 별다른 경제적 도움 없이도 타지에서 잘 적응하고 있다고 한다. 4살밖에 되지 않은 유치원생도 혼자서 씻고, 유치원에서 귀가할 때도 아파트 앞에 내려주면 혼자 집으로 올라온다.
요즘 김씨는 세 아들과 함께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 미사에 참례하고 함께 묵주기도도 바치고 있다. 신앙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제가 아이들에게 물려줄 것은 신앙밖에 없습니다. 요즘 다들 명품 좋아하는데, 명품 중에 진짜 명품이 가톨릭 신앙입니다. 제 부모님께서 그랬듯이 저 또한 아이들에게 종교를 물려주고 싶어요.”
자녀에 대해 욕심이 없는 그지만 요즘 작은 욕심 하나가 생겼다. 세 아들을 모두 사제로 키우는 것이다. 김씨는 “세 아들과 함께 미사를 드리고 기도하고 나면 흐뭇한 마음에 웃음이 난다”며 “이런 욕심의 기도는 하느님께서도 들어주실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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