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종교 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어린이들이 답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들은 끊임없이 ‘내가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근원에 대한 질문을 어른에게 던지는데, 종교 교육만이 이 질문에 대한 올바른 답을 줄 수 있습니다.”
10년째 한국을 방문, ‘상황중심교육과 종교교육’이라는 주제로 아동 종교 교육에 대한 강연을 펼치고 있는 페터 쿠너(Peter Kuner·68·독일 오터스도르프(Ottersdorf) 본당 사목 협력 담당)신부. 그는 머리로 이해시키는 교육만으로는 종교 교육을 이룰 수 없다고 강조하며, ‘상황중심교육’으로 오감에 와 닿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황중심교육은 교수법이 아닙니다. 개개인의 상황·경험을 파악해 새로운 내용이 자연스레 그들의 삶에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사람을 대하는 기본 자세’를 변화시켜 교육을 하자는 것이지요.”
상황중심교육은 1970년대에 독일에서 등장한 교육방식이다. 주입식 교육을 넘어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루자는 움직임이 기반이 됐다. 종교학 및 종교교육 교수로 24년간 재직하면서 가톨릭 아동교육기관 협의회장을 역임한 쿠너 신부는 독일에서도 아동 종교교육의 전문가로 손꼽힌다. 한국과의 인연도 한국가톨릭아동복지협의회측이 새로운 교육을 소개해 달라고 요청해 시작됐다고.
“상황중심교육으로 변하면서 아동들도 변했습니다. 수동적인 자세를 버리고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다른 사람과 어울려 지내는 ‘사회적 인간’으로 성장했지요.”
올바른 방식으로 아동을 교육하고자 하는 쿠너 신부의 열정은 이제 서서히 그 결실이 드러나고 있다. 3박4일의 짧은 기간으로 가톨릭아동교육기관의 교사들을 대상으로만 진행되던 교육에 더해 ‘전문가 양성 과정’이 생겼다. 1년에 4주씩 3년, 12주의 기간을 쿠너 신부의 지도로 교육받은 1, 2기 강사진이 배출됐다. 이들이 전국 여러 기관에서 상황중심교육을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상황중심교육은 아동교육에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저의 노력이 한국 아동 종교 교육, 나아가 주입식 교육 방식을 넘어선 새로운 방식을 살피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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