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한국의 천사들이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했다.
지난해 창단된 한국 뿌에리 깐또레스 합창 연합 소속, 서울 반포4동본당(주임 박동균 신부) 안젤루스 어린이 합창단과 우면동본당(주임 한상호 신부) 산타 파밀리아 어린이 합창단은 지난 8월 26일 교황의 여름별장 카스텔 간돌포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알현했다.
전 세계의 가톨릭 신자들이 교황을 알현하기 위해 모인 이 자리에서 합창단은 색동한복을 입고 ‘주님, 저희에게 평화를 주소서’(Donna novis pacem)를 불렀다. 어린이들의 아름다운 화음은 교황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노래가 끝나자 교황은 합창단을 향해 “예쁜 너희는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고 묻는 등 친근감을 표시했다. 이날 합창단의 교황 알현 소식과 사진은 교황청에서 발행하는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지에 실렸다.
이번 교황 알현은 한국 뿌에리 깐또레스 합창 연합 첫 유럽 순회 연주의 일환이었다. 합창단은 카스텔간돌포 외에도 헬싱키 암석교회, 비엔나 슈테판 성당, 잘츠부르크 호엔잘츠부르크성,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 미라벨 정원, 로마 스페인광장과 트레비 분수 등에서도 공연을 펼쳤다.
특히 주일인 8월 23일에는 이탈리아 아씨시 성 프란치스코 대성당 낮 12시 미사 중에 한국어 성가와 라틴어 미사곡 등을 봉헌해, 그곳을 방문한 2000여 명의 순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줬다.
반포4동본당 안젤루스 어린이 합창단 이정윤(마르카리타·13) 양은 “교황님 앞에서 노래할 때는 떨렸지만 교황님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릴 수 있어 뿌듯했다”고 전했다.
우면동본당 산타 파밀리아 어린이 합창단 박소연(카타리나·15) 양은 “한국어로 성가를 부르는 것이 그렇게 자랑스러운 일이 될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뿌에리 깐또레스 합창 연합은 성가로 하느님을 찬미하는 세계 어린이 합창단으로, 한국 연합은 지난해 5월 14일 창단됐다. 서울대교구 총대리 염수정 주교가 회장을 맡고 있는 합창 연합에는 PBC평화방송 소년소녀합창단, 마니피캇어린이 합창단, 명동성당 무지카 사크라 소년합창단, 반포4동본당 안젤루스 어린이 합창단, 우면동본당 산타 파밀리아 어린이 합창단 등이 소속돼 있다.
이번 순회공연과 교황 알현을 계획한 우면동본당 한상호 신부는 “어린이 합창단들은 교황님께 노래를 선물하러 간 것이 아니라 평화를 청원하러 간 평화의 사도들”이라며 “예수님의 대리자인 교황님을 직접 만난 기억을 통해 주님 안에서 풍요로운 청소년기를 보내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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