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정자꽃뫼본당(주임 우종민 신부)의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사랑 나눔이 뜨겁다.
그 시작은 ‘공감’에서 출발했다. 전임 주임 이상헌 신부는 자신의 넉넉지 못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특별히 어려운 환경에 놓인 청소년에 대해 관심을 쏟았고 방과 후 혼자 지낼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보금자리를 위해 2004년 8월‘꽃뫼지역아동센터’를 설립했다.
처음 둥지를 튼 곳은 시 소유의 남겨진 빈 건물. 무상임대로 들어간 건물은 원래 사무실로 쓰던 것으로 테라조 바닥이 깔려있어 아이들이 뛰어놀거나 편히 앉아활동하기에는 위험해보였다. 비품도 부랴부랴 기증품을 받아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다시 어렵게 구한 지역 경로당 건물 2층 역시 환경미화원들의 휴게실 및 비품실로 쓰는 공간이라 오래 사용할 수가 없었다. 아파트 전세도 얻어 봤지만 몇 달이 안돼 주민들의 민원에 다시 짐을 꾸렸다.
1년 만에 현재 집을 사서 정착했다. 축성식도 했다. 건물은 낡았지만 각자 다른 재능을 가진 신자들이 시간과 주머니를 털어 따뜻한 사랑의 공간이 완성됐다. 작은 나눔의 씨앗이 큰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마르지 않는 샘처럼 아동센터를 위한 지원의 손길도 계속되고 있다. 운영비와 급식비 등은 시와 구청에서 지원을 받지만 그 밖에 후원회비와 각종 단체의 물적·인적 지원이 잇따랐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봉사자들이 나와 함께 체험학습을 가기도 한다.
방과 후 혼자 보내야 했을지도 모를 아이들에게 이곳 아동센터는 또 하나의 집이다. 사회복지사 임연화(스텔라·25·수원대리구 고색동본당) 씨는 “처음엔 낯설어 하더니 이젠 제가 자리만 뜨려하면 따라간다고 난리법석”이라며 싱긋 웃는다.
아동센터의 프로그램은 월~금요일 오후 2시부터 7시 사이에 진행되고 영어·수학 등 기본과목 뿐만 아니라 체육, 원예·미술치료 등 다양하다. 봉사자와 연계해 마치 학원 같은 수준의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아이들의 만족도 또한 높다.
본당은 아동센터 외에도 주변 지역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기초수급가정이나 차상위계층 청소년을 위한 급식비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정자꽃뫼본당은 성당 신축비용을 마련해야 하는 등 본당 살림이 빠듯하다. 하지만 이웃사랑을 위한 본당 신부를 비롯한 본당 신자들의 열의는 오늘도 식지 않는다. 올해 5월부터 빈첸시오아바오로회를 창단하고 회원을 모집해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회원금은 지역 내 결손가정, 밥 굶는 어린이, 홀몸노인 등을 위해 쓰인다.
본당 사회복지분과장 채제관(요한) 씨는 “앞으로 우리의 목표는 매월 정산 때까지 통장 잔고를 ‘0원’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그만큼 어려운 이웃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놓고 함께 나누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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