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온 분도회 선교사들은 선교활동을 원활하게 수행하는 데 기초적인 수단인 한국어와 한국의 지리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그들은 한국어의 문법 구조를 분석하거나 한국의 설화와 민담들을 채록하고, 미술과 음악 등 한국 예술의 역사를 연구하고, 예술품이나 민속 공예품들을 열정적으로 수집하는 한편, 한국의 민속과 종교 사상까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였다.
특히 한국에 파견되었던 안드레아스 에카르트 신부는 한국어 문법서를 발간했을 뿐 아니라 한국 민담을 수집하여 독일어로 번역한 「한국 민담집, 한라에서 백두산까지」를 발간했고, ‘최초의 한국 미술 통사’로 평가받는 「한국미술사」에 이어 서양어로 된 최초의 한국 음악 연구서로 추정되는 「한국의 음악」도 발간했다.
에카르트 신부는 이러한 저작들로 베네딕도회 선교사들의 한국 문화 연구에 지대한 공헌을 했는데 주목할 만한 점은 자신의 저서를 노르베르트 베버 총 아빠스에게 헌정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는 사실이다.
베버 아빠스는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해 한국 여행기를 남겼는데, 이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식민지 한국 사회에서 근대화의 과정이 시작되면서 과거 전통문화들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음에 안타까운 감정을 느껴, 그것을 기록하고 수집하고 보존하려는 열망을 보였다 한다. 즉 한국의 전통적인 문화와 가치, 덕목을 교회 내에 받아들여 융합시키고자 하는 의지에서 한국 문화를 연구하였던 것이다.
또한 근대적인 새로운 선교의 방법과 패러다임을 다루는 새로운 학문 분야로서의 선교학이 처음으로 선보인 곳이 바로 독일이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20세기에 들어와서 복음 전파와 피선교지 문화 존중을 결합시키도록 권고되면서, 분도회 선교사들이 벌였던 한국 문화에 대한 연구 활동들도 보편 교회 내에서 선교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려는 노력들과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받았다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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