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교구는 9월 20일 ‘기쁘고 떳떳하게-주 너희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고 기뻐하여라(요엘 2,23)’를 주제로 교구 설정 40주년 감사미사 및 축하연을 가졌다. 지난 40년을 돌아보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공동체가 될 것을 다짐한 이날 행사는 교구민 및 사제단이 한마음이 된 축제의 장이었으며, 함께 “기쁘고 떳떳하게”를 삼창하며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전 교구민 마음 모아 행사 준비
○… 이날 행사는 40주년을 맞아 발표한 ‘안동교구 마크’가 새겨진 교구기 입장으로 시작됐다. 교구 마크 바탕의 원은 우주와 성체를 상징하며 붉은색은 교구 영성의 바탕인 순교를 의미한다. 붉은 원을 가로지르는 흰색은 안동교구의 영어 첫 글자인 A를 나타내는 것으로 교회를 뜻하며, A의 좌측을 손 모양으로 처리하여 나눔과 섬김을 형상화했다. 또 나눔과 섬김의 손으로 감싸진 검은색 십자가는 하늘과 땅, 예수님은 우리의 평화임을 의미한다.
○… 행사장에 운집한 5000여 명의 신자가 한목소리로 바치는 묵주기도가 시작되자 행사장 뒤편에 모습을 드러낸 성모상은 묵주기도가 진행됨에 따라 앞으로 행진해 행사장 정면에 배치됐다. 교구는 40주년을 맞는 올해 1월부터 하나의 성모상을 교구 내 본당에 순회시키며 교구의 도약과 쇄신을 향한 전 교구민의 마음을 모아왔다. 본당을 순회한 성모상은 행사장 규모를 감안해 큰 것으로 교체했지만 하나된 교구민의 마음은 기도에 그대로 담겼다. 본당 순회를 마친 성모상은 교구청에 보관될 예정이다.
교구의 과거·미래가 한자리에
○… 교구 사명 선언문을 가사로 교구가 ‘기쁘고 떳떳하게’를 작곡한 신상옥(46·안드레아·인천교구 부천 송내1동본당)씨의 공연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젊은이용과 어르신용 두 가지 버전으로 작곡했다는 신씨는 “안동교구의 고풍스러움을 살려서 작곡하려 최선을 다한 곡”이라며 교구가를 소개하고, “교구민들 앞에서 처음으로 교구가를 부르는 의미있는 자리라 가슴이 벅차다”며 소감을 밝혔다.
○… 교구의 과거와 미래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의미있는 공연이 오전 일정을 채웠다. 교구의 뿌리인 순교 영성을 다시 한 번 되새기자는 의미에서 순교자 박상근의 삶을 담은 순교사극이 공연됐으며, 교구 미래를 이끌어 갈 중·고등부 학생들이 참여해 흥겨운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모전동본당 신자들이 열연을 펼친 박상근 순교사극을 보며 관객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 미사 입장에도, 미사 강론에도 교구의 과거·현재·미래는 공존했다. 우선 고 김수환 추기경이 안동교구에 기증한 김대건 신부의 유해와 다블뤼 주교의 유해가 앞장 서 입장했고 그 뒤를 미래 사목의 주역이 될 초1~고3 성소자 26명이 따랐으며, 현재 사목을 이끄는 사제단과 주교단이 입장했다. 또한 제1강론은 성소의 꿈을 키우고 있는 김성환(초5·요셉·용상동본당)군과 나현지(초5·클라라·용상동본당)양 두 어린이가 맡았으며, 제2강론은 다문화가정 등에도 열려있는 교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미로 필리핀에서 한국에 온 지 9년이 된 아메리타(37·아멜)씨가 맡았다.
○… 미사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성찬 전례 봉헌 행렬.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 각 분회에서 생명농업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봉헌하고, 이어 교구 40주년 준비 사업위원회와 교구 40주년 준비 교육위원회가 그간의 활동 내용을 봉헌했다. 또한 ‘시대의 아픔에 동참하는 열린교회(2007)’ ‘성숙한 신앙인으로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는 교회(2008)’ ‘작은 것과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교회(2009)’ ‘서로 나누고 섬기며 하느님 뜻대로 살아가는 교회(2010)’ 등 네 개의 사목 방향이 적힌 깃발도 입장했다.
농민과 함께하는 교구
○… 축하식에는 교회 관계자 외에도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김휘동 안동시장 등 정관계 인사들이 참여했으며, 축하식 마지막에는 초기의 안동교회를 이끈 파리외방전교회 총장 쟝 바띠스트 에차렌 신부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는 순서가 마련됐다.
○… 실외에도 다양한 부스들이 마련돼 참여자의 눈길을 끌었다. 안동농산물품질관리원은 ‘국산·수입 농산물 원산지 비교 전시’ 부스를 설치해 교구민들의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했고, 가톨릭농민회 생명공동체는 ‘유전자 조작식품 반대’, ‘생명 농산물 나눔터’ 등을 운영해 농민과 함께 하는 교구로서의 면모를 과시했으며 바오로딸, 학교법인 상지학원 상지여자중·고등학교, 가톨릭 상지대학 등에서도 부스를 마련해 교구민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안동교구는…
안동교구는 1969년 5월 29일 안동에 주교좌를 두고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님’을 주보성인으로 경상북도 북부지역 복음 선포를 위해 출발했다.
안동·영주·상주·문경 등 4개 시와 울진·영양·봉화·영덕·청송·의성·예천군 등 7개 군을 관할하며 그 대부분이 농촌지역이다. 교구 설립 당시에는 177만 명에 이르던 지역민들이 2005년 말에는 78만5천여 명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으나, 교우 수는 설립 이듬해(1970년) 2만7227명에서 2005년 말 4만5283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교구의 기초를 다진 초창기 20년간(1969~1990) 초대 교구장으로 재임한 두봉 주교는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면서 시대의 아픔에 동참하는 ‘열린 교회’가 되려 노력하였으며, 제2대 교구장(1990~2000) 박석희 주교는 10년간 ‘지역 안에 살아있는 교회’가 되고자 여러 복지 사업에 관심을 기울였다.
현재의 제3대 교구장(2000~) 권혁주 주교는 지난 10년간 서로 나누고 섬기는 ‘친교의 교회’를 지향하며,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안동교구 설정 40주년 기념 행사] ‘기쁘고 떳떳하게
주 너희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고 기뻐하여라(요엘 2,23)’
“나누고 섬기며 기쁨 넘치는 공동체 건설”
발행일2009-09-27 [제2666호, 18면]
▲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가운데)와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권 주교 왼쪽), 초대 안동교구장 두봉 주교(권 주교 오른쪽) 등이 40주년 감사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에게 강복하고 있다.
▲ 안동교구 마크
▲ [왼쪽] 감사미사 성찬의 전례에서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 각 분회 신자들이 생명 농업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봉헌해 눈길을 끌었다.
[오른쪽] 권혁주 주교가 교구설정 40주년 기념 행사를 마치며 참석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 [왼쪽] 행사장 정면에 배치된 교구 주보성인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님’상.
[오른쪽] 행사장인 안동체육관 밖에서는 다양한 부스가 마련돼 관심을 끌었다. 사진은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에서 운영한 ‘생명농산물 나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