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오딜리아 연합회 한국 진출 100주년은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베네딕도회의 역사와 민족의 역사가 이처럼 강하게 결합돼 있는 경우는 드물어요. 성베네딕도회 오딜리아 연합회가 첫 선교사를 파견한 이후 분단의 고통과 경제 성장 등을 한민족과 함께 겪어낸 것이 지금의 왜관수도원이지요. 이번 100주년은 그러한 역사를 함께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점검하는 시간입니다.”
9월 22일부터 4박 5일간 열린 ‘성 베네딕도회 총 연합 세계 총재 아빠스 회의’에 참여하고, 성 베네딕도회 오딜리아 연합회 한국 진출 10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방한한 노트켈 볼프(Notker Wolf·성 베네딕도회 총 연합회 수석)아빠스와 예레미아스 슈뢰더(Jeremias Schroder·오딜리아 연합회 총재) 아빠스는 오딜리아 연합회 한국 진출 100주년은 격동하는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 함께 생활하며 사회 여러 분야와 영향을 주고 받았기에 더욱 특별하다고 입을 모았다.
1979년 첫 방한 이후 꾸준히 한국을 방문한 볼프 아빠스는 한국과 오딜리아 연합회의 긴밀한 관계에 대해 특히 강조했다.
“오딜리아에서 저에게 가르침을 주셨던 선생님 중에 덕원수도원 시절을 한국에서 보낸 경 엘리지오 신부라는 분이 있었어요. 종교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평양 수용소에 갇혔던 경험을 가진 분이셨죠. 하지만 그분은 늘 한국을 그리워했습니다. 그 분을 보며 한국인과 함께 생활한 오딜리아 연합회의 특별한 관계를 깨달을 수 있었죠.”
2005년 함경북도 라선시 ‘라선국제가톨릭병원’ 개원을 이루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던 볼프 아빠스는 라선병원의 운영 상황에 대해 새로운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2005년 완공된 라선국제가톨릭병원은 가톨릭교회의 이름으로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대단위 시설이었어요. 그 후 병원을 찾는 이들이 꾸준히 늘어 증축에 대한 논의가 계속 있었습니다. 결국 7월에 북한측과 새로운 계약을 맺고 응급 병동 등이 포함된 두 번째 건물을 짓는 공사를 시작했어요. 착공에 들어간 건 2주 정도가 지났구요, 내년 8월 완공될 예정입니다.”
한편 한국 천주교회에 대해 ‘놀랍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다며 말을 꺼낸 슈뢰더 아빠스는 100주년 동안 꾸준히 변화하고 성장한 왜관수도원에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활동을 해야 한다고 미래상을 제시했다.
“지금의 왜관수도원이 있기까지 수도원은 참 많은 변화를 겪어야 했어요. 다음 200년을 준비하는 동안 사회에는 또다시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겁니다. 그것에 적응하고 새로운 방향을 찾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세계적으로 봤을 때 큰 규모가 된 왜관수도원이 글로벌화 된 이 시대에서 어떤 역할을 할 지 생각해야만 합니다. 한국을 넘어서 아시아 교회, 전 세계 교회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왜관수도원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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