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완전한 사형폐지국가의 길로!”
어린이 성범죄 등으로 사형집행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사랑으로 생명 문화의 지평을 넓혀나가겠다는 다짐들이 넘쳐났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최기산 주교)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를 비롯해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기독교사형폐지운동연합 등 10여개 종교·시민단체들로 구성된 2009 세계 사형폐지의 날 기념식 준비위원회는 10월 10일 오후 5시 서울 저동 중앙시네마 인디스페이스에서 ‘세계 사형폐지의 날’ 기념식을 열고 우리나라가 법적으로도 사형제를 폐지해 완전한 사형폐지국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
‘생명의 길 우리의 길’을 주제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제18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된 사형폐지 특별법안이 통과돼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인권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길 기원했다.
주교회의 사무처장 이기락 신부는 이날 행사에서 발표한 세계 사형폐지의 날 선언문을 통해 “범죄를 줄이는 길은 국가와 사회가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해 죽음과 폭력의 문화를 생명과 인권의 문화로 바꾸어야 하는 것 뿐”이라고 역설하고 “사형폐지는 인권과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드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며 완전한 사형폐지를 촉구했다.
이어 ‘살아 숨 쉬는 모든 것’을 주제로 열린 생명단편영화제에서는 지난해 주교회의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가 개최한 생명 단편영화 시나리오 공모전 최우수작 ‘낙원’을 비롯, 가작 ‘햇빛 좋은 날에’ 등 총 4편의 당선작을 영화화한 단편영화와 메이킹 필름 등이 처음으로 상영돼 호평을 얻었다.
영화 ‘낙원’의 감독 김영훈씨는 “영화를 만들면서 사형제도와 생명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천주교를 비롯한 개신교 불교 등 7대 종단 종교인들로 구성된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범종교연합’은 사형폐지주간(10월 8∼10일)을 맞아 10월 8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형폐지 특별법 입법을 통한 완전한 사형폐지를 촉구했다.
각 종단 대표들은 또 국회의원 53명이 서명하고 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대표발의한 ‘사형폐지에 관한 특별법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 사형제 폐지를 향한 또 한 번의 장정에 나섰다.
특히 주교회의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는 고 김수환 추기경의 유지를 받들어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과 한국 교회 주교단을 비롯한 신자 10만481명이 서명한 사형제 폐지를 위한 입법청원서를 국회에 접수하고 생명문화 건설을 위해 힘을 모아나갈 뜻을 천명했다.
사형폐지소위원회는 청원서에서 “사형제도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생명권 보호라는 헌법적 요청에 부응하지 못하는 구시대적 산물”이라며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에 걸맞은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주교회의 사무국장 변승식 신부는 기자회견에서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 그 근본적인 존엄성은 사형제도에 의해서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선의에 대한 믿음에 의해 지켜진다”면서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사형제도라는 것에 더 이상 기대지 않고 서로를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며 사형제 폐지를 주장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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