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미국 외신종합】역사적으로 볼 때, 미국의 추기경들은 유럽의 신학자들에 비해 학술적인 역량과 관심이 상대적으로 약했다. 이들은 비교적 실용적이거나 현실적인 성향을 띠었고, 특히 미국 내에서는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종교인으로서의 역할이 컸다. 그러나 미국주교회의 의장 겸 시카고대교구장 프랜시스 조지 추기경은 이 같은 지적에서 예외의 인물로 꼽힌다. 그는 매우 과학적이면서도 깊은 통찰력을 지닌 사목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조지 추기경이 최근 자신의 신간 「The Difference God Makes-A Catholic Vision of Faith, Communion and Culture」를 냈다. 현대 사회와 문화, 가톨리시즘의 연관성에 초점을 맞춘 연구서다.
책은 가톨릭 전례의 주요한 요점들로부터 종교간 대화, 현대 사회와 가톨릭교회와의 관계, 오늘날 미국 문화의 복음화를 위한 전망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미국에서 나타난 자유주의적이고 보수주의적인 가톨리시즘에 대해 비판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자유주의적 가톨리시즘은 지나치게 세속적인 사고방식에서 실마리를 찾으려는 반면, 보수주의적 가톨리시즘은 편협하고 승리주의적인 가톨릭 정체성에 집착한다”며 “자유주의와 보수주의는 사실상 서로 꼭 닮은 주제”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조지 추기경이 제시하는 해법은 무엇일까. 그는 가톨릭 노동운동의 기원, 마더 테레사 수녀, 산 에지디오 공동체 등의 사례를 들며 ‘Simply Catholicism’(단순하고 소박한 가톨리시즘)의 의미와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조지 추기경에 따르면, 가난한 이들을 위해 봉사하고 기도하는 단순하고 소박한 가톨릭시즘은 세상을 향해 언제나 열려 있는 가톨릭교회의 정체성과 연결된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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