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8일 수원교구 성남대리구 ‘분당 성 루카성당’ 마당.
임시성당 외벽에 전시된 몇 장의 사진들은 본당의 지난 10년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시작과 탈출, 도전, 시련, 노력, 미래, 기원, 기쁨이라는 사진 제목들이 지나온 본당 10년 역사가 그리 쉽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외환위기가 채 가시지 않던 시기(1999년) 분당 성마태오본당에서 분가한 본당(당시 금곡동본당)은 상가건물을 개보수해 성당으로 사용했다. 신자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공간. 여름철 더위에 미사 참례 온 신자들은 쓰러지기 일쑤였고 교리실이 부족해 회합은 신자 가정에서 했다. 하지만 지역 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신자는 계속 늘었다.
채 자리를 잡기도 전인 2003년 구미동본당을 분가시켰다. 자 본당 신자들만이라도 보다 좋은 환경에서 미사를 봉헌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리고 지난해 상가건물에서 나와 지금의 성당 자리로 이사했다. 허허벌판 아무것도 없는 대지에 이제 새 성당을 지으려고 전 신자가 발 벗고 나섰다. 꼭 10년만이다.
10월 18일 ‘그분의 길을 준비하리니’(루카 1, 76)를 주제로 열린 분당 성루카본당(주임 이덕환 신부) 설정 10주년 기념행사는 공동체 모두가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해 10년 역사를 일궈냈음을 자축하고 새 성당 건축의 첫발을 내딛는 자리.
교구장 이용훈 주교 주례 기념미사에 이어 성당 마당에서는 먹을거리 잔치와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내년 1월 공사에 들어갈 새 성당의 건축비전과 조감도도 공개됐다. 10주년을 맞아 지난 9월 개최한 초등부 주일학교 학생들의 백일장 우수작과 모자이크 작품도 선보였다. ‘성루카성당 10년사’ 책자와 본당 10년사 DVD 영상물도 발간됐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모든 신자가 하나 되어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시고 순조롭게 하느님 사업을 펼치고 계심에 감사드린다”며 “새 성당 잘 지으시고 늘 하느님 보살핌 속에서 평화롭고 건강한 생활되시길 바란다. 힘내 달라”고 당부했다.
본당주임 이덕환 신부는 “상가성당에서도, 본당이 분가할 때도, 이곳으로 이사 올 때도 묵묵히 힘을 합치고 기도해주신 신자들에게 감사하다”며 “새 성당 건축을 통해 주님께 영광 드리고 한마음 한 몸으로 지역 복음화에 커다란 공을 쌓는 일에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분당 성루카본당 새 성당 건축에 대한 신자 설문조사
분당 성루카본당이 발간한 ‘성루카성당 10년사’에는 눈에 띄는 설문조사가 수록돼 있다. 올 9월 본당 청년부 주관으로 본당 신자 800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설문조사는 새 성당 건축에 대한 신자들의 의견을 담고 있다. 새 성당 건축에 대한 교구 신자들의 생각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자료라는 점에서 설문조사 문항 중 일부를 소개한다.
◆ 새 성당 건축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것
① 교무금을 증액하거나, 건축기금을 더 봉헌하겠다(33%)
② 열심히 기도하겠다(57%)
③ 새 성당 건축에 관심을 기울일만한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없다(6%)
④ 기타(4%)
◆ 새 성당 건축기간은
① 교우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지 말고 천천히(55%)
② 빚이 좀 생기더라도 최대한 빨리(38%)
③ 새 성당 건축에 관심을 기울일 만한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없다(3%)
④ 기타(4%)
◆ 어떤 스타일의 성당을 원하는지
① 명동성당 같은 고풍스러운 성당(44%)
② 현대적인 감각의 모던한 성당(47%)
③ 새 성당 건축에 관심을 기울일 만한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없다(2%)
④ 기타(7%)
◆ 새 성당에 꼭 있었으면 하는 공간이나 프로그램
신자들간의 친목도모를 위한 카페나 만남의 공간, 현재 주위의 자연환경을 적극 활용한 정원, 아름다운 성모동산(십자가의 길, 기도할 수 있는 공간), 어르신을 위한 복지시설과 프로그램이 주를 이뤘다. 기타의견으로는 성경공부를 할 수 있거나 종교서적이 비치돼 있는 도서관, 문화교실(신자들 뿐 아니라 지역주민들도 참여할 수 있는) 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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