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생명을 부모가 낳았거늘 어찌하여 천주가 너희를 낳았단 말이더냐. 어서 천주를 버리지 못하겠느냐.”
“우리의 참 아버지는 오직 천주님이십니다. 어서 내 목을 베어 천주님을 만나게 해주시오.”
10월 17일 오후 7시 30분, 대전 궁동본당(주임 김영근 신부) 성전에서 열린 ‘본당 설립 15주년 및 103위 시성 25주년 기념 순교자 현양 마당극’. 매서운 칼날 앞에서도 당당했던 순교자들의 의연한 모습에 성전을 가득 메운 500여 신자들은 숨죽이며 마당극에 함께했다.
8개월 동안 밤늦게까지 연습하며 순교자들을 묵상하고 체험했던 출연진들은 이미 순교자들의 모습이었다. 순교하는 마음으로 공연에 임한 이들은 공연 내내 하느님과 순교자들을 찬양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행복해했다.
궁동본당 신자들과 함께 마당극을 관람했던 유흥식 주교(대전교구장)는 “마치 순교자들이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나신 것 같았다”며 “마당극을 통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과 신앙을 되돌아본 은혜로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궁동본당 주임 김영근 신부는 “순교자 영성을 마음속 깊이 되새기면서 연습해온 출연진들에게 감사하다”며 “오늘 우리가 누리는 이 은총이 선조들의 피와 희생 속에 이루어졌음을 항상 기억해야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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