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이 많아 상담하는 건 아니에요. 사회, 친구, 심지어 가족에게까지 버림받은 분들께 생명의 소리를 전해주는 게 기쁜 거죠.”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이사장 김운회 주교)‘나눔의 전화’ 이양순(아가타) 회장. 그는 나눔의 전화 26년의 역사에서 25년 동안 근속상담을 해온 나눔의 전화 산 증인이다.
나눔의 전화는 1년 동안 약 8000여 건의 전화 상담건수를 기록하고 있는 교회의 첫 전화상담 전문기관.
그가 나눔의 전화에서 25년간 근속할 수 있었던 것은 전화 상담이 생명의 소리를 전하는, 하느님께서 손수 마련해주신 ‘야훼이레’란 믿음 때문이었다.
“언젠가 전화하신 분의 목소리가 가냘프게 떨리더군요. 순간 ‘자살하려는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전화했구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상담으로 용기를 얻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더군요. 저 또한 하느님께 감사드렸습니다. 하느님께서 도와주지 않으셨다면 위로조차 해줄 수 없었을 테니까요.”
그는 소중한 한 생명을 살리는 경험을 통해 나눔의 전화가 하느님의 생명의 소리를 전하는 도구임을 더욱 분명하게 깨달았다고 한다.
“제가 얼마나 안다고 충고나 조언을 하겠어요. 중요한 것은 들어주는 겁니다.” 그는 이어 “성공적인 상담은 경청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며 “의지할 사람이 없어 전화하시는 분들에게 충고나 설득하려고 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한다.
지난해 한 해 불교 신자 203명, 개신교 신자 1193명이 함께 이용한 나눔의 전화는 이제 종교를 떠나 전화상담의 길잡이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 회장은 나눔의 전화의 향후 계획에 대해 “전화상담에 머무르지 않고 상담 영역을 더 넓혀 외로운 사람들에게 생명을 소리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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