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젊은 사제와 상담하면서 나눈 이야기입니다.
자신은 서품 받은 후, 한 번도 공동기도 및 미사를 빼먹은 적이 없었답니다.
아무리 밤늦게까지 소임을 하더라도, 그 다음 날 변함없이 공동기도와 미사를 봉헌했답니다.
그러다보니 열심한 자기에 빠져 수도원 분위기를 비난하게 되었답니다. ‘공동기도랑 미사에 빠진 형제도 있고! 에이, 짜증나! 왜 그렇게 살지?’그러던 어느 날 아침, 눈을 떴는데, 창밖이 환해 있더랍니다. 화들짝 놀랐답니다.
‘아! 아침 기도, 아침 미사. 어, 그럼 내가 미사에 빠졌다는 말인가? 기상 음악을 못 들었네! 내 방 자명종 시계가 안 울렸나?’
수도원 기상 음악은 정확히 울렸고, 책상 위에 전날 맞춰 놓은 시계의 알람 소리도 정확히 울렸습니다.
부스스한 얼굴을 비비고 일어나 세면장에 들어갔더니, 산발이 된 머리를 보았답니다. 젊은 사제는 그만, 부끄러움과 심지어 두려움마저 들었습니다.
점점 주변이 지나치게 의식되더랍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둘러 댈까’ 하지만 내심 가장 두려운 건 자신이 비난했던 형제들이 이런 자신을 어떻게 볼까, 하는 그런 생각들이었답니다.
그 젊은 사제는 그 날 아침, 혼자 미사를 드리면서, 마음으로 참회와 성찰의 눈물이 쭈르륵 흐르더랍니다.
미사 후, 원장 신부님에게 찾아가서 죽을 죄를 지은 듯이 사과를 드렸다고 합니다.
“원장님! 그게 저, 그게…!” “아니, 왜 그러세요?” “제가 아침에 미사를 못 나와서…!” “수도 생활 하면서, 가끔은 내 몸이 원하는 대로 푹 잘 때도 있어야 그 다음 날, 기분도 상쾌하고 마음도 가벼워지지요! 신부님 안 나오셔서 공동체 아침 미사는 내가 대신 드렸으니, 걱정 마세요. 정말, 푹 자고 일어나면 얼마나 마음이 개운한데!”
그 후로 젊은 사제는 다시는 누구를 비난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내가 누군가를 비난하면 언젠가 바로 자신이 비난 받을 차례가 온다는 사실!
하지만 관대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타인을 대하며 산다면, 그 관대함과 너그러움은 결코 비난할 필요가 없기에, 비난 받을 필요도 없는 것 입니다.
어쩌면 그것으로 인해, 정작 우리 삶, ‘사람’ 때문에 세상 살 맛이 생기게 될 수도 있습니다. ‘사람 때문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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