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사업’이 아닌 ‘주님과 함께 하는 사업’으로 일터를 가꾸어 가는 신자 경제인들. 신앙인이자 경제인으로 살아가는 그들의 노고에 작은 격려가 되길 소망하며 이 기획을 시작한다.
맑은 얼굴과 환한 미소. 푸근하다. ‘고려지공’ 이래수(그레고리오·79) 회장.
사업을 시작한지 올해 36년째.
“신앙이나 사업이나 뭐하나 변변한 게 없는데…인터뷰라니, 부끄럽습니다”
‘반갑다’는 인사에 첫 대답은 ‘겸손’이다. 1974년 중령 예편 후 서울 대방동에서 포장재 공급업체인 ‘고려지공’을 설립했다. 10명으로 시작한 사업이 지금은 20명으로 직원이 늘었다. 전자?통신?제약업체 등 모든 업종에 판지를 공급하고 있다. 포장재는 경쟁이 치열한 분야. 이 정도면 그래도 괜찮은 편이란다.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부도위기도 여러번 맞이했죠. 그럴 때마다 기도했습니다. 몇 명 안되는 직원, 월급이라도 줄 수 있게 해달라고….”
이 회장의 신앙은 부모님, 특히 어머니 영향을 많이 받았다. 어머니 구마리아 여사의 치맛자락을 잡고 명동성당을 왔다갔다 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서인지 이 회장의 교회 활동도 남다르다. 서울 신림동본당을 시작으로 수원교구 와동, 월피동, 성포동본당을 거치면서 재정분과장, 조직분과장, 총회장, 노인대학 학장 등을 역임했다. 나눔활동도 왕성하다. 무료급식소인 ‘사랑나눔’을 후원하고 있고, 그레고리오 장학회를 설립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 회장의 기업정신 세 가지. 첫째 훌륭한 인성 구비, 둘째 생산성 제고, 셋째가 동료간 화목이다. 훌륭한 인성은 경쟁시대에 생산성을 높이는 근간이 되며, 화목을 통해 내부 결속력을 다져나간다는 말이다. 물론 이 세가지 정신의 바탕은 희생과 봉사다.
“모든 신자 경제인은 예수님의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려는 의지를 갖춰야 합니다. 이윤만 추구하면 사업이 잘 될 수가 없습니다.”
이 회장은 ‘망하지 않는 비법 3가지’도 언급한다. 그 첫째가 거래업체에게 신뢰감 선사, 둘째는 흠 없는 제품 공급, 마지막 세 번째는 적정 가격이란다. 흔히들 중요하게 말하는 부분이지만 제대로 실천하기란 무척 어려운 것들이다. 그래서 고려지공과 한번 연을 맺으면 오래간다. 30년 넘게 거래하고 있는 업체도 있다.
‘안산경제인회’초대회장을 역임한 이 회장. 그래서 그런지 그의 최근 관심은 12월초 출범 예정인 ‘수원교구 가톨릭경제인회’.
“경제인들이 함께 모이면 그 시너지 효과는 엄청납니다. 각종 나눔을 심화하고 확장할 수 있으며 교구 사목전반에 충실한 협조자가 될 것입니다.”
이 회장은 이러한 활동이 결국 회원들에게 자긍심을 선사하고 특히 선교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자모신 마리아’(가톨릭성가 238번)를 가장 좋아하는 성가로 꼽으며 은근히 자신의 돈독한 성모신심을 드러내는 이 회장.
“혼자보다 여럿이 함께 하면 예수님과 성모님이 더 좋아 할 것”이라며 교구 경제인회 발족에 보다 많은 경제인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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