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는 1970년대부터 이벽, 권일신, 권철신, 이승훈 등 한국교회 창립 선조들의 시복시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교구 시복시성 추진위원회(위원장 이영배 신부) 주최로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한국 순교자 시복시성을 위한 세미나’를 갖기도 했습니다. 이에 ‘가톨릭신문 수원교구’는 한국교회 창립 선조들의 시복시성을 염원하며 그분들의 삶의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이번 기획을 통해 많은 교구민들이 한국교회의 뿌리가 수원교구에 있다는 자긍심을 갖게 되길 바랍니다.
▨ 탄생과 어린시절
이벽 성조께서는 서기 1754년 갑술년, 영조왕 30년에 오늘의 경기도 포천군 내촌면 화현리에서, 경주 이씨 이부만공을 아버지로 청주 한씨를 어머니로, 6남매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이벽 성조의 집안은 고려 때부터 문관으로 유명한 익제 이제현의 후손으로서, 이벽 성조의 증조부 때부터 무관으로 벼슬하였다. 그리하여, 이벽 성조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형님과 동생이 모두 장군으로서 높은 벼슬을 하였다. 이벽 성조께서 태어나실 때 이상한 서기가 마을에 서리므로, 마을 사람들이 이벽 성조를 비범한 아기라고 부르게 되었으니, 그 아기의 눈은 맑고 밝게 빛났으며, 몸에서는 은은하게 고매한 인품이 감돌았다. 더욱이 얼굴 생김이 아주 빼어나고 아름다워서, 여러 어린이들 사이에서 출중한 품위를 나타내고, 가까이하는 모든 이로 하여금 특출나게 마음과 정신을 빨아들이는 듯한 고상한 인격을 느끼게 하였다. 이벽 성조께서는 어린 시절부터 매우 총명하고 침착하며 매사에 신중하면서도 뛰어났으므로 그 때에, 원로 대학자였던 성호 이익 선생께서 어린 이벽 성조를 보시고, ‘이 어린이는 앞으로 커서 반드시 아주 큰 그릇이 될 것’이라고 앞날을 예언하기도 하였다.
다섯 살 때에 이미 철이 나서 어른다웠고, 일곱 살 때는 경서에 달통하였다. 일찍이 여러 원로 선비들과 학자들 앞에서 천학경서대의를 이야기하니, 듣던 학자와 선비들이 그 밝고 바른 도리 설명에 탄복하며, 능히 반문하거나 답변치 못하고, 함부로 말하기를 꺼려하며, 온전히 그 이론에 굴복한 적도 있었다.
※ 자료출처 : 천진암성지 홈페이지(chonjinam.org)
한국 천주교 창설주역에 대한 시복시성은?
한국천주교회 창설주역에 대한 시복시성 추진은 1979년 고(故) 김남수 주교를 위원장으로 한 ‘한국천주교회 창립선조 시복시성 추진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여러 해에 걸친 연구와 심사 끝에 1984년 창설주역 5위(이벽, 정약종, 이승훈, 권철신, 권일신)를 시복추진 대상자로 선정했으나 103위 성인 시성 이후 곧바로 창설주역의 시복시성이 추진되면 김대건 신부를 비롯한 103위 성인에 대한 신심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로 시복시설 추진이 보류됐다. 여기에는 5위의 순교에 대한 일부에서의 논란도 한 역할을 했다.
그 후 2002년 주교회의 시복시성 주교특별위원회는 ‘하느님의 종’ 선정과정에서 창설주역들에 대한 논의 중 4위(이벽, 권철신, 권일신, 이승훈)에 대한 보완 연구를 결정하고 정약종 순교자만을 124위에 포함했으며 현재 교황청에 시복시성을 청원한 상태다.
창립 선조 시복시성 관련 이용훈 주교 말말말
- 한국교회 창립 선조들의 시복시성을 위하여 하늘나라에서 가장 기도를 많이 하시는 분들은 25년 전에 시성되어 성인으로 공경받고 계신 성 김대건 신부님과 동료 순교성인들이실 것이다.(9월19일, 한국순교자 시복시성을 위한 세미나)
- 창립 선조들과 그 밖의 순교자들의 시복시성 추진을 멈추지 않고 순조롭게 진행되길 바란다. 전임 주교님들께서 기초와 토대를 놓아주신 순교 신심과 순교의 영성을 더욱 꽃피우기 위하여 적극적인 관심과 실천적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 교구민 모두 이러한 교구와 저의 의지에 동참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 드린다.(9월19일, 한국순교자 시복시성을 위한 세미나)
- 교황청에서는 창립 선조들의 시성에 대해 긍정적이기에 시성 절차를 밟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함께 기도해 주신다면 그분들의 시성이 이뤄질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10월29일, 2009 추계사제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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