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토 공의회(1545~1563)가 열린 역사적 배경은 교회 역사상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16세기 종교개혁 때문이다. 트렌토 공의회의 정신에 따른 사제 영성의 특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사제직은 교계제도 안에서 성품성사를 통해 주교직의 완덕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영성의 근거를 찾는다. 주교직은 그 자체로 ‘직무’이기도 하지만, 교회적 사회학적 차원에서 사회학적으로 자신의 생명을 선사함에까지 이르는 이웃사랑에서 사랑의 선서를 한 ‘신분’이다.
또한 주교는 착한 목자로서 자신의 사목적 직무에 온전히 헌신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대한 최상의 증거자다. 한편으로는 하느님 백성의 최고 정점에 위치하여 자신의 수하 교회 직무의 모든 단계에 빛과 은총을 중재하는 ‘완전한 자’요 ‘완전하게 하는 자’다.
교구 사제들에게 있어 트렌토 공의회에 의하면 ‘사목’은 기본적인 의무이며 본당 신부로 대표되는 모상을 지니고, 본당에 교회법적 상주를 함으로써 유비적으로 교구장 주교직의 완덕에 참여한다.
이 사제직 완덕에 관한 관점에 특히 수품자에게 각인되는 인호에 관한 신학적 사색이 깊이 관여한다. 사제 영성의 고유한 특성이 이 인호와 깊이 연관되어 있다. 인호는 서품받은 성직자에게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 안에서의 새로운 존재 양식을 부여한다. 결과적으로 주교의 안수를 통해 성령이 수품자 안에 일으킨 실재가 요청하는 바와 조화롭게 행하여야 할 새로운 임무 수행 양식을 부여한다. 따라서 인호는 성직자의 성덕을 분명하게 하며 그 영성의 구체적 양태를 결정하며 사제 영성을 그 인호를 드러낸다. 그래서 더 이상 자신을 위해 살지 않고 그리스도와 그분의 교회를 위해서 사는 내어줌, 주교들과의 일치라는 통교의 감수성, 주교에 대한 완전한 의존성에 대한 감각을 위한 교계제도 정신 등이 그 특색으로 나타난다.
또한 성품성사 및 성체성사 집전 권한에 대한 진지한 이해로부터 극도의 그리스도 중심주의에 바탕을 두고, 사제적 가치로서 ‘세속적 가치 및 생활과의 단절’에 대한 강조와 사목적 모상을 채택하는 특징이 있다.
또한 목자로서의 삶을 위해 도덕적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 전제하였다. 그렇지만 성덕과 사목적 활동을 상반되는 가치로 이해했고, ‘사목’은 아직은 직접적으로 사제성화의 장이나 길로써이해되지는 않았다. 성체성사 집전의 직무로부터 연유하는 희생 및 봉헌의 영성이 미사 뿐 아니라 신앙적 문화적 차원에까지도 확대되었다.
이러한 공의회의 정신에 따른 사제 영성은 당시의 저명한 인물들(아빌라의 성요한, 성 가를로 보로메오, 베륄 등)에 대한 접근을 통해 또한 발견될 수 있다. 이들은 공의회에 영감과 도움을 주었으며 신학교 설립 및 주교직 쇄신 등을 통하여 공의회의 쇄신 여정에 앞장서면서, 쇄신의 정신을 자신들의 삶과 직무 수행으로 예시하고 구현하고 증거했다.
* 이 글은 가톨릭대 출판부의 「신학과 사상」 44호(2003년 여름)에 실린 박일 신부의 ‘트렌토 공의회의 사제 영성’을 요약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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