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앙을 가진 젊은 음악인 네 명이 뭉쳤다. 바리톤 정준구(십자가의 성요한·31), 테너 이주환(바오로·38), 소프라노 박승혜(그라시아·27), 오르가니스트 신나래(마리로사·25)가 그들. 본당도, 나이도 다르지만 이들이 뭉친 이유는 단 하나 주님의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다.
올 2월 구성된 ‘서울 가톨릭 솔로이스츠 앙상블’은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젊은 단체다. 구성원 대부분이 20~30대의 전문 성악가로 아직 이름도 생소하지만 포부만큼은 대단하다.
“가톨릭 음악은 음악 역사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합니다. 한데 요즘 점차 침체돼 가고 있는 것이 아쉬웠어요. 그래서 부족한 실력이나마 주님의 음악을 알리고자 힘을 합쳤습니다.”
사실 젊은 음악인들이 종교음악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종교음악 공연이 잦은 개신교에 비해 가톨릭 내에서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활동범위는 좁아 질 수 있지만 하느님 안에서 자유롭게 활동하고 싶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활동하는 데 있어서 종교 색을 드러내지 않는다면 조금 더 폭넓은 활동을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음악인으로서 저희 사명이 음악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가톨릭이라는 이름을 빼는 것은 결국 정체성을 상실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앙상블은 하느님을 중심으로 모든 활동을 한다. 창단기념 음악회도 열지 않은 이들이 첫 공연으로 지난 8월 서울대교구 노인사목부에서 마련한 ‘시니어와 함께하는 음악회’ 무대에 선 것도 이런 이유다.
한국교회에 잘 알려지지 않은 가톨릭음악을 발굴, 소개해 다시 한 번 종교음악을 부흥시키고 싶다는 이들은 문화적 혜택을 못 받는 이들을 찾아가 종교음악뿐 아니라 다양한 음악을 선사할 다양한 시리즈의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음악적 성과를 이루고자 했다면 이런 일을 못했을 겁니다. 저희는 단지 주님으로부터 받은 달란트를 다른 분들과 함께 나누며 기쁨을 배가시킬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가톨릭에 대해 모르는 분들에게 음악을 통해서 주님을 알리고, 또 성당에 대한 벽을 낮출 수 있다면 저희에게는 그 자체가 보람입니다.”
하느님을 알리고자하는 순수한 의도로 이제 막 세상과 교회를 향한 걸음마를 시작한 앙상블은 “쉽게 사라지는 그런 단체가 아닌 같은 지향을 가진 젊은 음악인들이 함께 모여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춘 음악단체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문의 010-8563-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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