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있는 피카소’ 윤석인 수녀(작은예수 수녀회)가 작은 손으로 붓을 잡았다. 11월 11일, 서울 명동 평화화랑에서 열리는 개인전을 위해서다. “긴 탐색기를 마치고 이제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30년 가까이 그림을 그려온 윤 수녀는 이제야 그리고 싶은 종교화를 그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정한 전시 주제는 ‘무지개 약속’이다. 올 4월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한 병실에서 본 무지개가 모티브가 됐다.
“사고로 다친 발목이 전처럼 회복되지 못할 거라는 말을 듣고 착잡했는데 어느 날 맑은 하늘에 떠 있는 무지개를 보고 노아의 홍수 때 하느님이 보여주신 무지개가 떠오르더군요.”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 작업해 온 작품과 무지개 약속을 주제로 그린 작품 등 40여 점을 공개한다.
지난해부터 중증장애인 요양시설 ‘성가정의 집’ 원장을 맡은 윤 수녀는 김수환 추기경이 그린 ‘바보야’와 같이 단순하지만 그리스도적 감흥이 오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다.
“명작은 못 만들어도 그림 그리는 모습 자체가 누군가에게 희망과 변화를 줄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윤 수녀는 전신의 관절이 굳어지는 소아 류머티즘 관절염을 앓은 후 열세 살 때부터 침대 휠체어에서 생활하고 있다. 도움의 손길이 없다면 모든 것이 불편하다.
“모든 사람이 혼자 살아갈 수는 없어요. 저는 ‘함께 삶에 기쁨을’이라는 작은예수회의 정신을 직접 체험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죠. 제가 그림을 그리고 전시를 할 수 있는 것은 박성구 신부님을 비롯해 동료 수도자, 봉사자들 덕분입니다.”
전시는 17일까지, 수익금은 전액 중증장애인을 위해 사용된다.
※문의 02-727-23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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