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의 흐름에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도약의 단계였다면, 소공동체는 공의회가 제시한 교회상을 구현하고 실천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공의회를 통해 교회가 어떤 단계로 올라서길 원하시는지, 한국교회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나아갈 방향을 설정해야 할 것입니다.”
10월 20~28일 필리핀 다바오시 다바오대신학교에서 열린 제5차 아시파 총회에 한국 참가단을 이끌고 참석한 강우일 주교(주교회의 의장·제주교구장)는 “가톨릭교회는 근본적으로 보편적인 만큼 항상 통교하고 친교를 나눠야 한다”며 소공동체 정신을 거듭 강조했다.
강 주교는 특히 점점 더 활기를 더해가는 아시파 총회의 모습이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소공동체 안에서의 빵 나눔과 말씀 나눔’이란 주제에 걸맞게 이번 제5차 총회에서는 곳곳에서 이론을 넘어 실천에 주목하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였습니다. 한국교회도 이번 총회에서 많은 점을 배우고 새로운 영감을 얻었으리라 확신합니다.”
그는 “회를 거듭할수록 아시파 총회에 참석하는 성직자들의 수가 늘어나는 것은 아시아교회의 소공동체에 대한 인식이 점점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성령께서 인도하시는 소공동체가 교회사의 큰 흐름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 주교는 가난한 이들의 삶에 초점을 맞추는 필리핀 소공동체에도 주목했다.
“필리핀 소공동체는 1960년대 남미로부터 영향을 받아 시작됐습니다. 그동안 필리핀의 정치·사회적 상황과 맞물려 사회적이고 진보적이라는 지적도 받았으나, 가난한 이웃들을 끌어안으며 꾸준히 발전해 왔습니다.”
그는 “한국교회의 소공동체는 지금까지 복음나누기 수준에 머물러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 “앞으로 복음나누기 단계를 넘어 말씀과 삶을 연결하며 새로운 교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필리핀교회의 성공적인 사례를 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참된 복음화를 위한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틀이 소공동체입니다. 소공동체가 복음나누기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복음에 연결시켜 세상을 변화시키는 단계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제5차 아시파(AsIPA) 총회] 인터뷰 - 한국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복음적 삶으로 세상 변화 이끌어야”
이론 넘어 실천에 주목한 이번 총회 노력 고무적
발행일2009-11-08 [제2671호, 13면]
▲ 강우일 주교는 가난한 이들의 삶에 초점을 맞추는 필리핀교회의 소공동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