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울트라 마라톤. 마라톤 앞에 붙은 수식어만큼 일반인들은 감히 생각해 볼 수조차 없는 한계의 영역에 68세 이영정(바오로·부산교구 울산 옥동본당)씨가 우뚝 섰다.
8월 27일부터 10월 17일까지 52일간 5070㎞를 달려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이영정씨는 하루 평균 100여㎞, 최대 160㎞를 달렸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젊은 시절부터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은 마라토너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가장들이 그렇듯 저도 50대까지는 자신을 위한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금연을 시작하면서 체중이 많이 늘어 14년 전 달리는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뛰는 운동이 제일 좋다는 주변의 권유로 시작했지만 관절이나 심폐기능에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운동 생리학에 대해서도 독학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몸을 상하지 않게 운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제자리 뛰기부터 시작했어요. 체계적 훈련으로 관절을 상하지 않고 근육을 키위기 위해 프로그램을 치밀하게 짜고 그래프를 그려가며 실행에 옮겼습니다.”
이 씨는 그렇게 제자리 뛰기 2년 6개월을 하고는 처음으로 동아마라톤 10㎞ 코스에 도전해 완주에 성공한다. 자신감을 얻은 이 씨는 20㎞, 풀코스, 더 나아가 울트라 마라톤까지 도전했다.
부담 없이 조금씩 시작해서 끈기 있게 유지하는 것이 비결이라고 말하는 이 씨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은퇴 후에 시작하는 운동은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바로 시작하기 가장 좋은 시간”이라고 설명한다. 이번 마라톤에서도 완주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신앙이었다고 밝히는 이영정씨. 그는 힘든 순간이면 ‘주님 두 다리만 움직이게 해 주십시오’ 하고 기도를 바쳤다고 한다.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는 것에 가장 큰 기쁨을 얻습니다. 그리고 다음 목표는 7000㎞ 완주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고령화된 시골본당을 돌며 마라톤을 펼쳐 노인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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