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정 음악미사 6년
‘2003년 4월 30일~2009년 11월 15일’
강산이 절반 조금 더 변한 6년 6개월. 그런데 이 동안 수원교구 안산대리구 반월통고의어머니본당(주임 정경진 신부) 공동체 안에서 변함없이 계속돼 온 것이 있다. 성가정상이 한주도 빠짐없이 신자 가정을 순회했고, 매주 목요일 저녁에는 ‘성가정음악미사’가 봉헌됐다. 사순이나 대림 등 특별한 전례 시기나 분기, 한 해를 기준삼아 성가정상이 각 가정을 순례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6년 동안 한 주도 빠짐없이 성가정상 순례와 미사가 열리는 경우는 드물다. 이 때문에 미사 참례자가 500여 명 정도인 본당 신자 대부분은 한번 이상 성가정상을 가정에 모시고 기도하는 은총을 받은 셈이다.
가족과 함께 저녁기도 시간을 정하고 성가정상을 모시는 일주일 동안은 꼭 기도시간을 지켰다. 묵주기도와 가정을 위한 기도를 봉헌하고 주위에 아픈 이가 있으면 병자를 위한 기도도 바쳤다. 가족이 모였는데 기도만 할 수 없지 않은가. 마음 먹고 말문을 열었다. 자연스런 대화 시간이었다. 성가정상과 함께 가정을 방문한 성경필사 노트에도 정성을 보탰다. 구역 신자들에게도 문을 활짝 열었다. 언제든 기도하고 싶을 때 오시라고 초대했다. 모르던 신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기회이기도 했다. ‘함께’ 기도했기에 가능했던 경험이었다.
매주 목요일 봉헌된 성가정음악미사는 이렇게 가정에 모셨던 성가정상이 다른 가정에 인도되는 시간. 생활성가를 부르고 촛불을 봉헌하는 시간을 전례 중 담았다. 영성체 후에는 성가정상을 모셨던 가정에서 체험담을, 성가정상을 모실 가정은 어떤 기도로 모시겠다는 다짐을 발표했다. 정성껏 쓴 성경필사 노트도 성가정상을 모시게 될 가정에 전해졌다. 지난 11월 12일 본당은 300번째 성가정음악미사를, 11월 15일에는 300차 성가정음악미사에 감사를 표하는 찬미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찬미미사에서는 성가정음악미사를 시작할 당시 큰 도움을 준 ‘이노주사’가 성가정을 주제로 한 작은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본당은 이날 봉헌된 미사를 끝으로 성가정음악미사와 성가정상 순례를 마친다. 그렇다고 가정성화를 위한 노력이 아주 끝나는 것은 아니다. 성가정을 위한 가정에서의 기도에서 한 발 나아가 본당 모든 가정이 성당을 직접 찾아 함께 기도하고 미사를 봉헌하도록 할 계획이다. 본당은 이미 지난 10월부터 매월 넷째 주 주일을 ‘가족미사의 날’로 정하고 온 가족이 함께 미사에 참례하도록 하고 있다. 가족미사에 참례하는 주일학교 학생들에게는 쿠폰을 나눠주고 내년부터는 미사에 참례하는 가족들에게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할 계획이다.
정경진 신부는 “성가정상이 특별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셨다면 이제는 우리가 특별한 모습, 한 가족의 모습으로 주님을 만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며 “청소년 사목의 첫걸음은 곧 가정의 성화에 있듯 성가정상 순례로 다져진 본당 공동체의 가정성화 발걸음을 더욱 힘차게 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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