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 하느님의 종 19위 가운데는 형제, 부부, 모자 등 다양한 혈연관계가 포함돼 있으며 모두 관덕정에서 순교했다.
▧ 다른 지역 하느님의 종과 가족관계인 순교자들
‘경서’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김희성(프란치스코)은 1801년 충청도 예산에서 순교한 하느님의 종 ▲김광옥(안드레아)의 아들이다. 아버지가 신앙을 받아들인 이후 천주교 교리를 배우기 시작한 그는 기도와 애긍생활을 실천했다.
아버지가 순교하자 김희성의 열성은 날로 높아져 모든 재물을 버리고 경상도 영양의 곧은장으로 들어가 생활하며 금욕하는 등 극기생활을 했다.
1815년 을해박해가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밀고자로 인해 체포된 김희성은 아들에게 할머니를 극진히 모시라는 이야기를 남긴 채 밀고자까지 관대하게 대접하는 등 여유있는 행동을 보였다. 또 어머니에게 하직인사를 올리며 상냥한 말로 위로했으며 아내에게도 가족을 부탁했다.
1816년 오랜 형벌 끝에 51세의 나이로 참수당한 그는 형장 인근에 매장됐다가 이듬해 3월 친척과 교우들에 의해 적당한 곳에 안장됐다.
▲김화춘(야고보)도 전라도 전주에서 순교한 하느님의 종 ▲김대권(베드로)의 동생이다. 어렸을 때부터 형과 함께 아버지에게 교리를 배운 그는 좀 더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위해 경상도 청송으로 이주해 생활했다.
1815년 을해박해가 일어나자 체포된 그는 고성대(베드로) 형제, 구성열(바르바라) 등과 함께 대구로 압송돼 옥에 갇혔다. 감사는 어떤 형벌도 그의 의지를 꺾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사형을 선고했다.
“김 야고보는 아버지로부터 천주교 신앙을 배워 대대로 죄악을 저질러왔다. 모두 어리석고 무식한 자들로 (천주교 교리를) 귀로 전해 듣고 입으로 외우면서 그 사악한 말을 깊이 믿었다.”
김화춘은 이후에도 오랫동안 옥중생활을 하다 1816년 12월 참수형으로 순교했다.
이 외에도 강원도 원주에서 옥사한 하느님의 종 ▲김강이(시몬)를 큰 아버지로 둔 ▲김사건(안드레아)과 순교자 김범우(토마스)의 먼 친척인 ▲김세박(암브로시오), 전주에서 순교한 이성지(요한)의 여동생 ▲이시임(안나), 조카 박수연(예비신자)과 함께 순교한 ▲박대식(빅토리노)도 순교자를 가족으로 두고 대구대교구 지역에서 숨진 하느님의 종들이다.
▨ 그 밖의 순교자들
경상도 상주의 은재에서 태어난 ▲김윤덕(아가타 막달레나)은 장성한 뒤 고향 인근에 전파된 복음을 전해 듣고 입교했다.
그는 곧 노래산 교우촌(현 경북 청송군 안덕면 노래2동)으로 이주해 교우들과 함께 생활했는데, 1815년 2월 22일 부활대축일을 지내던 중 체포돼 경주로 압송됐다.
문초하던 관헌이 ‘대관절 무엇 때문에 죽으려 하느냐?’고 묻자 그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고 전해진다.
“아무리 비천하고 무식하다고 하더라도 조물주이신 천주님의 은혜를 몰라보고 그분을 배반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다른 동료들과 함께 대구로 이송된 김윤덕은 잠시 마음이 약해져 감영의 문을 나갈 수 있었으나 안동에서 이송돼 온 김종한(안드레아)을 만나고 나서 다시 포졸들을 밀치고 관장에게 나아갔다고 한다.
김윤덕은 화가 난 관장의 명령으로 살점이 하나 둘씩 떨어져 나갔으며 얼마 되지 않아 뼈가 허옇게 드러날 정도가 됐는데 옥에 들어가자마자 숨을 거뒀다. 이때가 1815년으로 그의 나이 50세가량으로 전해진다.
이 외에도 오른쪽 몸이 반신불수였지만 신앙을 증거하다 굶주림과 형벌로 옥사한 ▲김시우(알렉시오), 8년 동안 옥에서 고통을 받다 이질에 걸려 사망한 ▲안군심(리카르도), 사형집행 소식을 듣고 기뻐하며 자신이 쓰던 물건을 다른 죄수들에게 나눠준 ▲이재행(안드레아), 많은 매를 맞아 유혈이 낭자하고 뼈가 부러져도 천주교를 봉행할 것을 외친 ▲신석복(마르코) 또한 대구대교구에서 스러져간 하느님의 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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