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의 연금술사 조르주 루오(1871~ 1958)가 올겨울을 물들인다.
램브란트 이후 최고의 종교화가로 평가 받는 루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색채의 연금술사 루오전(Georges Rouault : le sacre et le profane)’이 12월 15일부터 내년 3월 28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 볼 것은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루오의 미완성 작품이다. 1963년 루오의 미망인 마르뜨 루오(Marte Rouault) 여사가 프랑스에 기증한 작품들은 1970년대 이후 프랑스 퐁피두센터 밖에서 소개된 적이 없다.
‘십자가의 그리스도1’, ‘그리스도와 제자들’, ‘수난’ 등 미완성 작품 14점 외에도 ‘그리스도의 얼굴’, ‘베로니카’, ‘견습공’ 등 대표작을 비롯해 ‘미제레레’ 판화 전점, ‘기둥에 묶인 그리스도’(스테인드글라스) 등 170여 점이 소개된다.
특히 미완성 작품에는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숨어있다. 루오의 후원자인 앙브루아즈 볼라르가 1939년 갑작스럽게 죽으면서 볼라르의 상속자들이 루오가 사인하지 않은 작품들도 모두 팔려고 했다. 루오는 5년간의 법정공방 끝에 1944년 승소했다. 70대였던 루오는 이 작품들을 완성시키기 어렵다고 판단해 공증인 앞에서 불태워 버렸다. 이번에 공개되는 작품들은 그 과정에서 살아남은 작품들이다.
네 단락으로 구성된 전시장에서 관객들은 가벼운 마티에르와 푸르스름한 분위기 안에서 표현된 서커스를 다룬 초기 작품부터 색채가 폭발하고 마티에르는 더욱 두터워진 후기 작품까지 접할 수 있기 때문에 루오 화풍의 변화는 물론 그가 제일 좋아하며 즐겨 사용했던 ‘형태(forme)·색채(couleur)·조화(harmonie)’를 발견할 수 있다.
20세기 종교화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루오는 종교화를 뛰어 넘어 보편적인 인간애를 표현하려고 애썼다. 모든 작품에 신성성을 부여하면서도 종교와 일상의 융합을 담아낸 작품을 통해서 루오의 예술세계에 새롭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매처 1544-6399(YES24), 1544-0113(맥스티켓)
‘색채의 연금술사’ 루오전
20세기 대표 종교화가
미완성작 세계 최초 공개
12월 15일부터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발행일2009-11-29 [제2674호, 18면]
▲ ‘그리스도의 얼굴’, Sainte Face: ⓒCollection Centre Pompidou, Dist. RMN / Philippe Migeat
▲ ‘우리 모두 죄인 아닙니까’, Miserere 6, Ne sommes-nous pas forcat? : ⓒCollection Centre Pompidou, Dist. RMN / Georges Meguerditchian
▲ ‘베로니카’, Veronique: ⓒCollection Centre Pompidou, Dist. RMN / Droits reserv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