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자아봉헌(全), 참다운 사랑(眞), 끊임없는 기쁨(常)의 정신에 따라 제 일을 한 것뿐입니다.”
34년간 저소득층에게 인술을 베풀어 제 21회 아산상 대상을 수상한 배현정(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전진상의원) 원장은 “질병과 빈곤이 악순환되는 환자들의 가정환경을 개선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병과 함께 환자의 환경과 가족까지도 돌봐야 그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 출신 국제가톨릭형제회(AFI) 봉사 단원으로 1972년 한국 땅을 밟은 배 원장은 처음에는 간호사로 환자들을 만났으며, 1975년에는 고 김수환 추기경의 제안으로 서울 시흥동에 무료진료소인 전진상 가정복지센터를 설립했다.
무료진료소에서 월평균 1500여 명의 환자를 돌봐온 그는 이내 한계에 부딪혔다. 그는 “보다 가까이 그들과 함께하고 싶었지만 간호사로서 한계가 있었다”며 “그들을 직접 치료해주기 위해 가정의학과 전문의가 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배 원장의 열정으로 34년 동안 35만여 명의 저소득층 환자들이 그의 손길을 거쳤다.
배 원장은 지금도 매달 1000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환자가 오면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 작성하는 것은 가계도를 파악하는 상담일지다. 그는 환자들에게 ‘가족 같은 의사’, ‘환자를 사랑하는 의사’로 불린다. 그는 “의사가 집으로 찾아가 환자를 돌보는 것이 기본”이라며 “환자치료는 물론 적게나마 가족들의 생계비와 아이들 양육비,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1988년부터 호스피스 활동을 시작해 2008년에는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를 개설한 배 원장은 호스피스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그는 “말기암 환자들이 살아있는 그 순간까지 기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다”며 “환자분들이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이 있는 한 그들과 희망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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