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외신종합】교황청과 러시아가 마침내 화해의 두 손을 맞잡았다.
교황청 공보실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12월 3일 바티칸에서 만나 교황청과 러시아 사이의 완전하고 전면적인 외교관계 수립을 위해 노력하자는데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나탈리아 티마코바 크렘린궁 대변인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이날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만나 러시아 연방과 바티칸 간 수교에 관한 법령에 서명했다”고 확인했다.
그는 또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러시아 외무부에 관련 협상을 진행하고 대표자의 수준을 대사관급으로 격상하라고 지시했다”며 “이번 만남은 교황청과 러시아 사이의 대화에 있어서 최고위급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바티칸과 러시아가 전면적인 외교관계를 수립함에 따라 모스크바 주재 교황청 대표부도 완전한 대사관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교황청 공보실은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30분간 환담을 나누며 국제 경제와 정치 상황에 대한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눴다”며 “환담 후 교황은 러시아어로 번역된 자신의 회칙 「진리안의 사랑」을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선물했다”고 밝혔다.
교황청 공보실은 이어 “두 정상은 그밖에도 현재 세계 안보와 평화 회복 문제, 러시아 사회에서의 가족 문제와 신앙의 역할 등 다양한 주제로 환담을 이어나갔다”고 설명했다.
한편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교황 알현에 앞서 교황청 국무원장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과 외무부장 도미니크 맘베르티 대주교를 차례로 만났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교황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교황청을 방문해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알현한 바 있으며, 이에 앞서 2000년과 2003년에는 선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만나기도 했다.
교황청과 러시아는 옛 소련 당시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바티칸을 방문하며 1990년 외교 사절을 교환한 바 있다. 그러나 외교 관계 수립은 러시아 정교회 측의 반발로 인해 더 이상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세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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