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필리핀 외신종합】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내년 퇴임 후 총선 출마를 선언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필리핀 가톨릭교회가 아로요 대통령의 향후 행보에 직격탄을 날렸다.
필리핀 주교회의 의장 안젤로 라그다메오 대주교는 12월 1일 성명을 통해 “아로요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대로 정계에서 은퇴할 것을 촉구한다”며 “아로요 대통령이 다른 이들에게도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또한 권력의 유혹에 굴복하지 않도록 진심으로 제의한다”고 밝혔다.
오스카 크루즈 대주교도 “아로요 대통령이 총선 출마를 선언한 것은 정치적 생존을 위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한 뒤, “그는 마치 끝없는 권력욕에 중독된 것 같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아로요 대통령은 이미 교양과 정당성을 상실했으며, 자신이 총리가 되기 위해 의원으로 선출되자마자 헌법 개정에 집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엠마누엘 트란스 주교는 “아로요 대통령은 총선 출마를 포기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자신의 정치 교양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체 9200만 인구 가운데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인 필리핀에서 교회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그러나 아로요 대통령은 교회 지도자들의 이런 권고를 무시하고 12월 1일 고향인 팜팡가 주 제2선거구 출마를 위한 후보 등록을 마쳤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필리핀은 내년 5월 대통령과 부통령, 상·하원 의원, 주지사 선거를 동시에 실시한다. 아로요는 전날 “공직에 더 머물라는 지지자들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필리핀 역사상 현직 대통령이 하원 의원직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로요 대통령은 부통령이던 지난 2001년 군부의 지원을 업은 무혈 대중시위로 조지프 에스트라다 당시 대통령이 축출되면서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2004년 대선에서 선거 조작 파문 끝에 당선됐지만, 이후 그의 지지율은 1986년 쫓겨난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 이래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교회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