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가톨릭 미술 공모전의 시상식이 12월 8일 절두산 순교성지 성당에서 열렸다.
‘순교’를 주제로 마련된 이번 첫 번째 공모전에서는 ‘현대 신앙의 십자가’를 출품한 금속공예가 박준(베드로·36·서울 가락2동본당)씨가 대상을 수상했다. 박 씨의 작품은 무미건조한 신앙생활을 하는 현대인들과 목숨을 바쳐 신앙을 증거한 순교자들의 신앙을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십자가 모양으로 형상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작품은 현대인의 신앙 현주소를 상징하는 십자가 네 개를 통해 순교의 의미를 되새김한다. 하나의 거대한 십자가를 형상화하는 십자가 네 개는 각각 ‘복제된 믿음’, ‘아날로그 종교 디지털 신앙’, ‘마음의 돌을 내려놓으니 진정한 신앙의 길이 보인다’, ‘희생과 번민의 고통을 통한 길’이라는 소제목을 갖고 있다. 작가는 또 중앙에 성경을 펼쳐놓고, 그 안에서 십자가 속의 고뇌와 갈등을 해소하고자 했다.
박준씨는 “현대 신앙의 어려움과 고통을 극복하고자 하는 십자가는 우리 시대가 상기하는 순교의 상징”이라며 “진정한 신앙은 스스로 어떤 물음을 하고 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상금을 이웃들과 함께 나누는 동시에 관객들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작품 활동을 하는데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박씨 외에도 정재승(40)씨와 박혜원(루치아·28)씨가 회화부문 최우수상을, 박남규(41)씨가 조각·공예부문 최우수상을 각각 수상했다. 이 밖에도 이정화 ·김중희·고완석(이상 회화부문)씨와 한상희·김효진(이상 조각·공예부문)씨가 우수상을 받았으며, 구아본씨 외 13명이 각각 입선했다. 특히 정미연(소화테레사)·박아련(바올리나) 모녀, 서울 세종로본당 신지철 신부의 아버지 신성현(스테파노)씨 등이 입선해 눈길을 끌었다.
정진석 추기경은 “병인박해 때 수많은 순교자들이 자신의 신앙을 증거하며 숨진 이곳, 절두산 순교성지에서 순교를 주제로 한 작품으로 수상한 작가들에게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수상자들을 격려했다.
서울대교구가 주최하고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관장 변우찬 신부)이 주관한 가톨릭 미술 공모전은 한국 문화 발전을 모색하고 성미술 발전과 인재 양성, 다양한 소재 개발을 위해 지난 2008년에 제정됐다. 공모전은 또 총상금 2억 5000만원으로 가톨릭 공모전뿐 아니라 국내 미술 공모전 사상 최대 규모다.
한국천주교순교박물관은 이달 27일까지 ‘미적 상상력과 ICON(이콘)’이라는 주제로 공모전 수상작을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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