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정을 앞두고 성모님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했습니다. 성모님의 은총이 없었다면 제가 25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할 수 없었을 겁니다. 제게는 너무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세월동안 예수님의 사랑을 알았습니다.”
지난 11월 29일 수원교구 근속교리교사 표창패 수여식에서 25년 근속으로 교구장 축복장을 받은 한요섭(요셉·53·수원 권선동본당) 씨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보다 배우는 게 많았던 25년은 은총의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예수님께 받은 사랑을 아이들에게 더욱 더 잘 전해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 씨가 교리교사를 시작한 것은 1984년. 28살 때였다. 서울에서 레지오와 청년연합회 활동을 하던 한 씨는 직장 때문에 수원으로 이사와 매교동본당에서 교리교사를 시작했다. 3년 후에는 신설된 권선동본당 주일학교 개교에 힘을 보탰다.
“주일에 아이들을 만나는 게 그저 너무 좋았습니다. 제가 기도하며 깨닫는 예수님 말씀의 진리를 아이들에게 전해주는 것이 제 사명이라 생각하니 힘든 줄도 몰랐죠.”
한 씨는 본당에서 ‘기도하는 선생님’으로 통한다. 성령쇄신봉사회 철야기도 후 곧바로 주일 아침 성당에 와 아이들을 만났고, 틈날 때마다 성체 앞에서 조배했다.
“교실에 들어갈 때마다 성령께서 이끌어주심을 느낍니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말씀 자체는 변함이 없잖아요. 말씀을 통해 제 자신이 성화되고 아이들도 조금씩 변화됨을 느낄 때의 벅찬 감동이 25년을 봉사하도록 한 원동력입니다.”
25년 대부분을 중학교 1학년 담당으로 보낸 한 씨는 “사춘기를 맞이하는 아이들은 신앙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겪게 된다”며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기보다는 내가 예수님을 알게 됐고 예수님을 맞아들이는 방법이 무엇이었는지 아이들과 나누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아이들을 위해 교사라는 직분을 선택한 후배 교리교사들을 보면 뿌듯하다”고 전한 한 씨는 “말씀 안에서 교사들이 사명감을 갖고 지식보다는 사랑을 전하는 교사들이 된다면 교사들 자체도 성화될 것이고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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