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신부님이 차를 타고 젊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거리를 지날 때였습니다. 어떤 아가씨가 매우 섹시한 복장을 한 채, 온갖 포즈를 취하면서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은 본 한 신부님이 동료 신부님에게 “신부님, 저기 저 여자 한 번 봐요, 저렇게 야하게 옷을 입고 사진을 찍는 것을 보니 천박해 보여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동료 신부님은 대수롭지도 않는 듯이, “보기 좋은데요. 예쁜 여자가 저렇게 옷을 입으니 더 보기가 좋네요!”
그 날 이후 말을 먼저 건넨 신부님은 상담을 통해서 자신의 내면을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여자를 보면서 자신에게 있는 성적 욕구가 자극이 되었다고 합니다. 예쁜 얼굴에 늘씬한 다리, 짧은 치마에, 가슴이 패인 옷을 입고 사진을 찍는 그 여자를 보면서 내면적으로는 뭐라고 단정을 짓기가 어려운, 그런 감정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더 솔직히 말하면, 자신의 내면적인 욕구는 그 여자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그 여자의 몸 어딘가를 건드리고 싶은 욕구가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내 즉시, ‘내가 이런 충동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다른 사람들이 무척이나 실망 할 거야!’, 혹은 ‘아직까지 성숙하지 못한 사람, 혹은 이중인격자 취급을 할 것이야!’ 라는 생각이 함께 올라왔던 것입니다. 즉 자신의 마음속에 두 자아가 싸우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자신은 사제이기에 여자에 대한 성적 욕구를 가진다는 것 자체가 죄스러운 일이기에, 그런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 안 돼, 안 돼!’ 하는 마음을 가졌던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더 순결하고, 더 정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자신의 본능적인 욕구를 억지로 눌러 버린 것입니다. ‘순결하고 싶은 욕구’를 앞세우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러운 모습, 그리고 심지어 여성의 ‘여자다움’까지도 아무런 이유 없이 부정적인 눈으로 보려고 했던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 안에 부정적인 욕구를 솔직히 인정하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더 편안해지더랍니다. 자신의 인간적 한계를 인정하고 나니, 부정적인 생각이 멈추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모든 현상을 수용하게 되더라고 하였습니다.
더 성적이고 싶은 욕구와 더 순결하고 싶은 욕구의 충돌! 이 두 감정을 싸움붙이면 본인만 손해입니다. 그냥 부정적인 욕구를 인정하는 것, 긍정적인 욕구가 부정적인 욕구를 끌어안아 준다는 것, 자신의 욕구를 인정하는 것, 이것이 일상의 유혹을 잘 정리하는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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