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시민사회 형성과 유지에 함께해야 합니다. 특히 사회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윤리적 도덕적 차원이 복음적 가치관에 따른 선택이 되게 해야 합니다.”
11월 16~21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 14차 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FABC) 사회홍보담당 주교연수에 참가한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위원장 조환길 주교는 “우리는 교회로서 식별 과정을 통해 선택적으로 시민사회에 조금 더 개입하고 어떤 종교와 문화에 관련된 민족에게라도 문을 개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통해 글로벌 사회의 의미가 점차 확산되면서 아시아 사회에서도 ‘시민사회’가 새로운 힘으로 다시 살아나고 있는 만큼 교회도 방관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 주교는 “‘시민사회에서 사회커뮤니케이션: 윤리적 도전’을 주제로 열린 이번 연수에서는 시민단체의 활동과 그들과의 연대 그리고 윤리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시민단체와 연대를 할 경우에는 그들의 활동이 교회 가르침과 일치하는지 식별할 필요가 있으며, 그 과정을 거친 이후에는 시민단체와 다양한 차원에서 협력해야 합니다.”
조 주교는 이번 연수 참가자들도 역시 교회가 시민사회 형성과 유지에 함께해야 하며 사회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복음적 가치관에 따라 윤리적, 도덕적 차원의 선택해야 한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고 전했다.
조 주교는 이어 “시민사회 활동가들은 인간의 존엄성, 사회정의, 참된 자유 등을 추구하며 현대의 예언자와 같이 자신의 목소리를 높여오고 있다”며 “그들 중 많은 이들이 복음적 가치관과 그리스도교적 사상의 영향을 받아왔다”고 강조했다.
교회 내의 시민단체와 NGO 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조 주교는 특히 “가톨릭 정신을 이어가면서도 종교를 강요하지 않는 NGO가 교회 안에 필요하다”며 “이번 연수 최종 성명서에서도 지역교회는 그리스도적이며 가톨릭의 특성을 보이면서 사회의 큰 이슈를 다루는 자체 NGO를 만들도록 촉진해야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복음 정신을 가진 교회 NGO 활동은 교회 선교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바른 사회를 만들어 가는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는 것이 조 주교의 설명이다. 조 주교는 이를 위해서는 교회 내의 사회 가르침과 교회문헌을 활용해 윤리적 책임감을 갖춘 교회 구성원을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 주교는 “교회의 이름만 내세울 때는 비신자들에게 반감을 사거나 참여의 폭을 좁힐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특별히 “자연재앙이 일어났을 경우에는 사람들의 고통을 경감시키기 위해서 시민사회와 함께 활동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조 주교에 의하면 이번 연수에서는 또 시민사회 안에서의 커뮤니케이션과 함께 디지털문화가 가져다주는 윤리적인 문제도 논의됐다. 조 주교는 디지털 문화 안에서는 디지털 격차와 어린이 보호, 미디어 집중, 새로운 문화 출현에 따른 혼돈 등이 문제로 제기 됐다고 설명했다.
교황청 사회커뮤니케이션 평의회 의장 클라우디아 마셀리 대주교가 기조강연을 한 이번 연수에는 아시아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위원장 살단하 대주교를 비롯해 주교 11명과 신부, 수사, 평신도 등 14개국에서 30여 명이 참석했다. 조환길 주교는 매스컴위원회 총무 김민수 신부와 함께 참가했다.
이 자리에서 김 신부는 가톨릭 매스컴상 시상과 문화의 복음화 포럼, IPTV방송 개국 등에 대한 한국교회의 매스컴위원회 활동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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