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구에서 순교한 하느님의 종은 동래와 울산지역을 합해 모두 5명이다. 이들은 모두 병인박해(1866년) 이후 체포돼 1868년 처형된 순교자들로 ‘병인치명사적’에 기록돼 있다.
▧ 동래지역에서 순교한 하느님의 종
경상도 동래 북문 밖에 살던 ▲이정식(요한)은 무과에 급제한 동래의 장교였으며 59세 때 천주교 교리를 배워 첩을 내보내고 열심히 신앙생활을 실천했다. 그는 가족들을 권면해 입교시켰으며 화려한 의복을 피하고 검소한 음식을 먹었으며 애긍에 힘썼다.
입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회장으로 임명된 이정식은 1866년 병인박해가 일어나자 가족들과 함께 기장과 경주로 피신했다가 다시 울산 수박골로 피신해 교우들과 생활했다. 그러나 1868년 동래 교우들의 문초과정에서 이름이 알려졌고, 마침내 거주지가 알려져 교우들과 체포됐다.
동래로 압송된 이정식은 그곳에서 대자 ▲양재현(마르티노)을 만나 서로 위로하며 신앙을 굳게 지키자고 다짐했다. 양재현은 동래에서 좌수라는 직책을 갖고 있던 중 이정식 회장을 만나 천주교 신앙에 눈을 뜬 사람이다.
이들은 동료들과 함께 문초와 형벌을 받은 뒤 47일 동안 옥에 갇혀 있으면서 고통을 당했지만, 그들 중 어느 누구도 신앙을 버리고 석방된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병인치명사적에 따르면 동래 관장이 사형집행을 명하자 이정식과 양재현은 삼종기도를 바치고 십자성호를 그은 후 칼을 받았다고 전한다. 1868년 여름의 일로 당시 그의 나이 74세, 양재현의 나이 41세였다.
▧ 울산지역에서 순교한 하느님의 종
울산지역의 순교자 가운데에는 울산의 죽령 교우촌(현 경남 울산시 상북면 이천리)의 회장이었던 ▲이양등(베드로)을 빼놓을 수 없다. 꿀 장사로 생계를 유지해 나갔던 그는 본래 성품이 선량했다고 전한다.
1866년 병인박해가 닥치자 이양등은 박해를 피해 죽령 교우촌으로 이주해 온 ▲허인백(야고보)과 ▲김종륜(루가)을 만나 서로 권면해 가면서 신앙생활을 했다. 허인백은 경상도 김해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1860년 경신박해 때 체포됐다가 박해를 중단하라는 임금의 명에 따라 석방된 적이 있었다. 또 김종륜은 충청도 공주에서 입교한 뒤 박해를 피해 상주 멍에목과 언양 간월을 거쳐 죽령 교우촌에 도착한 하느님의 종이다.
하지만 2년 후인 1868년, 포졸들은 이곳 죽령 교우촌을 찾아냈고 이들은 함께 체포되고 말았다. 경주 진영에서 문초와 형벌을 받고 천주교 신자임을 고백한 이들은 다시 울산으로 이송됐으며 신앙을 증거한 뒤 사형선고를 받았다.
1868년 9월 14일, 이들은 군대 지휘소가 있는 장대(현 경남 울산시 병영동)로 끌려가 참수형으로 함께 순교했다. 순교 당시 그들은 십자 성호를 긋고 예수, 마리아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고 전해진다.
가톨릭신문은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123위의 시복시성을 염원하며 ‘124위 시복시성 기원-이슬은 빛이 되어’와 ‘최양업 신부 서한에 담긴 신앙과 영성-오늘날 교우들 보아라’를 연재해 왔다. ‘시복 시성 기도문’과 ‘하느님의 종 최양업 토마스 사제 시복 시성 기도문’을 끝으로 본 연재는 마무리 된다.
아직 124위의 시복시성에 대한 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신앙 선조인 124위의 행적과 삶, 순교 신앙을 좇았던 기억을 되새기며 하루 속히 시복이 이뤄지길 염원한다.
시복 시성 기도문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순교자들의 피와 땀으로
십자가의 신비를 드러내시는 하느님 아버지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주님께서는 놀라운 방법으로
이 땅에 복음의 씨앗을 뿌려 주시고
교회가 성장하도록 은총을 베풀어 주시니
감사하나이다.
자애로우신 주님
자랑스러운 믿음의 선조들에게
시복 시성의 영예를 허락하여 주소서.
그리하여 저희가 그들과 한목소리로
아버지의 사랑을 노래하게 하소서.
또한 저희가 선조들의 순교 정신을 본받아
악의 유혹이 끊이지 않는 이 세상에서
믿음을 굳건히 지키며
복음의 증인으로 살아가도록
성령의 은총으로 도와주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 한국 교회의 주보이신 성모 마리아와 성 요셉님!
◎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 한국의 모든 성인 성녀님!
◎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하느님의 종 최양업 토마스 사제 시복 시성 기도문
지극한 사랑으로
인류를 구원하시는 하느님,
최양업 토마스 사제를 보내주시어
혹독한 박해로 쓰러져 가는
한국 교회를 다시 일으켜 세우셨으니
그 자애로운 은총에 감사하나이다.
땀의 순교자 최양업 토마스 사제는
굳건한 믿음과 불타는 열정으로
구만리 고달픈 길을 마다하지 않고
방방곡곡 교우촌을 두루 다니며
복음을 전하고 신자들을 돌보는 데
온 정성을 다 바쳤나이다.
자비로우신 주님,
간절히 청하오니
최양업 토마스 사제를 성인 반열에 들게 하시고,
저희 모두가 그의 선교 열정과 순교 정신을 본받아
이 땅의 복음화와 세계 선교를 위하여
몸 바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2006년 3월 1일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 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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