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헤이룽장(黑龍江)교구 교구장 위에푸셩(岳福生) 신부가 한국교회와 세계 각지의 은인들에게 전하는 감사 편지를 본사에 보내왔다. 성탄과 새해 인사를 겸한 이 편지는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현지에서 활동중인 최선옥 수녀(한국순교복자수녀회)를 통해 전달됐다. 최 수녀는 안중근(토마스) 의사의 질부(姪婦)인 안로길(루치아·97) 할머니를 10년째 돌보고 있다. 지난 2월, 이창영 당시 가톨릭신문사 사장 신부와 취재팀은 중국 헤이룽장교구를 방문, 안로길 할머니를 직접 취재하고 교구 관계자 및 조선족 신자들과 만나 주일미사를 봉헌하고 지원금을 전달한 바 있다(3월 15일자 보도 참조).
위에푸셩 신부는 편지에서 “예수님 사랑 안에서 우리를 위한 기도와 교구에 보내주신 ‘황금같은 경제적 도움과 기도’는 전 세계 가톨릭 통공의 힘을 느끼게 한다”며 “이는 우리 교구의 복음 선포에 큰 힘이 될 뿐 아니라 교구 복음사업이 크게 발전하고 성장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위에푸셩 신부의 편지 전문.
†. 찬미예수
존경하올 형제, 자매님!
아기예수님의 탄생을 전 세계에서 함께 경축하는 이 뜻깊은 날에 우리는 형제, 자매님 가족 모두에게 진심으로 축복을 드리며, 또한 신년인사 드리며 기도합니다.
지나간 세월에 형제, 자매님께서는 예수님 복음 정신대로 성인들의 모범을 따라 예수님 사랑 안에서 우리를 위한 기도와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최선옥(崔仙玉) 수녀님을 통하여 우리 교구에 보내주신 ‘황금 같은 경제적 도움과 기도’는 진정 전 세계 가톨릭 통공의 힘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이는 우리 교구의 복음 선포에 큰 힘이 될 뿐만 아니라, 교구 복음사업이 크게 발전하고 성장하는 원천이 되었습니다.
특히 금년은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기도 합니다. 나는 한국 사람들의 애국정신을 많이 존경합니다. 그리고 감축드립니다.
다행히 감옥에서 20년, 감옥보호소에서 20년, 40년 동안 모진 고통을 당하시며 일생을 살아오신 안중근 의사의 질부(姪婦) 안로길(安路吉) 루치아 할머니(향년 97세)를 모시고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큰 기쁨입니다. 아직은 양로원이 없어서 최선옥 수녀님이 조그만 아파트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최선옥 수녀님은 2000년 7월 한국에서 이곳 병원에 치료차 왔다가 안로길 할머니를 우연히 만났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가족들이 10년간 돌봐 드리고 있습니다.
우리 교구는 중국에서도 최북단에 위치한 가장 추운 곳이며 가장 빈곤한 곳입니다. 겨울에는 영하 35~40도까지 내려가는 곳입니다. 면적은 한국 전체의 4.7배나 되지만 아직도 신학교도 없고, 수녀원도 양로원도 없으며, 또한 사제들도 모두 39명(노인사제 포함)밖에 안 됩니다. 그래도 하느님께 감사드릴 것은 지난 7월 29일 조선족 사제가 한 명 탄생했습니다. 그동안 1명밖에 없었는데 10년 만에 또 한 사람 사제가 나와서 이제 우리 교구에는 조선족 사제가 2명입니다. 하느님께 영광과 감사드립니다. 사제들이 적은 탓에 시골에서는 병자성사도 잘 못 받고 돌아가시는 신자들이 많아서 늘 마음이 아픕니다.
현제 전 세계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에서도 형제, 자매님께서 보내주신 ‘황금 같은 사랑의 도움’이 우리 교구를 또 성직자, 신학생들을 키우는데 하느님께서 크게 쓰실 것입니다.
현재 우리 교구 신학생이 11명 있는데, 모두 셴양(沈陽) 신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열심히 생활하고 있지만 경제적인 조건이 부족하고, 농촌에 가면 예비 신학생 지원자들이 많지만 키우지를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이 세상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주관하시기에 우리 사제들은 하느님께 기도하며 그분의 뜻이 이곳에 이루어지시기를 간구드리며, 나자렛의 예수님처럼 빈곤을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가난을 사랑하며 기쁘게 열심히 하느님 말씀을 전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형제, 자매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기예수님께서 가족 모두에게 충만한 은총 내리시길 우리 모두는 기도드리며, 영육간의 건강과 사업에도 함께 도우심을 빕니다.
또한 이곳 사제들과 신자들 모두가 여러분과 가족들을 위해서 열심히 기도드리고 있습니다. 헤이룽장교구는 여러분들께서 우리 교구에 방문하시기를 열렬히 환영하며,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감사드립니다.
2009년 12월 성탄절
중국 헤이룽장(黑龍江)교구 교구장 위에푸셩(岳福生) 신부
중국 헤이룽장(黑龍江)교구장 위에푸셩 신부가 보내온 감사 편지
‘황금 같은 사랑의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헤이룽장교구, 중국서 가장 춥고 빈곤한 지역
경제적 어려움에도 기쁘게 말씀 전하며 생활
그동안 정성 감사드리며 사제 양성에 힘쓸 것
발행일2009-12-27 [제2678호, 8면]
▲ 중국 헤이룽장교구장 위에푸셩 신부
▲ 지난 2월 현지 취재 당시의 안로길 할머니. 안 할머니는 현재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활동중인 최선옥 수녀(한국순교복자수녀회)가 10년째 돌보고 있다.
▲ 이창영 당시 사장 신부(앞줄 가운데)를 비롯한 가톨릭신문사 방문단이 지난 2월 21~22일 중국 헤이룽장 교구를 방문, 조선족 신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