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회 공식 해외원조 기구인 한국 카리타스(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안명옥 주교)가 최근 ‘한국 천주교 해외원조 실태조사’를 공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한국 천주교회가 1980년 중반 이후 ‘주는 교회’로 전환해 해외원조를 실시한지 20년 만에 처음 진행된 것으로, 한국 교회의 해외원조 방향에 관한 향후 논의에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 항목은 해외원조 실시 여부, 해외원조 내역(2006~2008년), 해외원조 추진 예정 여부 등이었으며, 조사 대상은 한국 천주교회의 1756개 기관·단체를 대상으로 했다.
[조사 개요]
■ 제목 : 한국 천주교 해외원조 실태조사
■ 조사 기관 : 한국 카리타스(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 설문 기간 : 2009년 9월 7일~11월 6일
■ 조사 대상 : 한국카리타스, 전국16개교구, 전국 1543 본당, 165 수도회, 전국 28개 사도직단체, 해외원조를 실시하고 있는 기타 천주교 3개 단체 등 총 1756개
■ 방법 : 우편, 이메일, 팩스, 전화
■ 분석 : 이상준 (한국 희망 재단 이사)
■ 조사 대상별 응답 분석 : 이번 조사는 2006~2008년까지 실시된 순수한 사회적 해외원조 사업만을 통계에 적용했으며, 선교 목적의 사목적 지원사업과 북한 지원 내역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 한국 천주교 해외원조 내역
2006~2008년 한국 천주교회는 67개국 521개 사업에 182억7789만3005원을 지원, 연평균 60억 9263만 원을 해외원조에 지원했으며 해마다 지원 금액은 물론 해외원조 사업의 수도 2006년 132개, 2007년 170개, 2008년 215개로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06년 한국해외원조단체협의회 45개 단체의 해외원조금액 1005억 6110만 원인 것과 비교해보면(2007년 2008년의 조사는 진행되지 않음), 한국 천주교 기관·단체의 해외원조 전체 금액은 39억 4883만 원으로 3.9%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한 2008년 신자 1인당 해외원조 금액도 2017원에 그치는 등 전반적인 한국 천주교회 해외원조는 신자수와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카리타스 해외원조
상시적으로 해외원조를 실시하고 있는 한국카리타스는 2006~2008년 39개국에 총 31억6663만2582원, 연평균 10억5554만 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외원조 국가 수는 아프리카 지역이 16개국(41%)으로 가장 많았고, 사업 개수에서는 총 93개 사업 중 아시아 지역이 49개(52.7%)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원조 사업분야는 긴급구호 사업이 59개(63.4%) 사업으로 가장 많았고, 대상 또한 긴급구호 대상인 이재민, 난민, 기아민을 위한 사업이 60개(64.5%)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해외원조 실시 여부
한국 천주교 16개 교구는 주교회의를 통해서 또는 개별적으로 해외원조를 실시하고 있지만, 상시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교구는 4개 교구(서울, 대전, 수원, 청주)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구 중에서 서울 대교구만이 해외원조기구인 (재)한마음한몸운동본부를 만들어 전문적인 해외원조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1500여개 본당들은 매년 1월 마지막 주일인 해외원조주일에 헌금을 모아 한국카리타스를 통하여 해외원조를 지원하고 있으며 2006~2008년 본당의 해외원조주일 헌금 참여 비율은 평균 94%로 거의 모든 본당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교구 본당은 해외원조주일 이 외에 매년 5월, 9월 한마음한몸운동본부 헌미헌금운동에 참여해 해외원조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본당이 주교회의와 교구차원의 헌금운동에 참여하는 것 이 외에 자체에서 추가적으로 해외원조 활동을 하는 경우는 조사에 참여한 147개 본당 (전체 1543개) 중 34개(23.1%, 전체 본당의 2.2%)본당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6~2008년 사이에 해외원조 활동에 참여한 수도회는 조사 대상 165개 수도회 가운데 36곳(21.8%)이었으며, 전국 28개 사도직단체 중에는 3곳(10.7%)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해외원조를 실시하고 있는 천주교 단체로 ‘성 라자로 마을’, ‘기쁜우리월드’,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해외원조 지역별 분류 (총 67개국, 521개 사업)
해외원조 지역별 분류를 보면 아프리카 지역이 29개국(43.3%)으로 가장 많이 지원받았지만, 사업 개수로는 아시아 지역에서 절반이 넘는 310개(59.5%) 사업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시아 지역이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근접하고 문화적으로 친근하고 사업 수행이 용이해 아프리카보다 더 쉽게 교류할 수 있는 관계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해외원조 사업을 실시하거나 지원하는 천주교 일반 기관과 단체의 해외원조 전담 인력이 거의 없는 점을 감안 할 때, 해외원조 전문 인력의 부족으로 아시아를 넘어 다른 지역의 사업까지 폭넓게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이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 해외원조 사업 분야 (총 521개 사업)
해외원조 사업분야로 보면 교육 165개(31.7%), 긴급구호 111개(21.3%), 보건의료 105개(20.2%), 기타(양로원, 보육원, 노숙자 시설 등의 복지사업) 64개(12.3%) 순이었다. 한국카리타스(63.4%)와 교구(36.7%)는 긴급구호 사업을 중심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본당(45.8%)과 수도회(35.8%)는 교육 사업에 주로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사도직단체는 총 20개 사업 중 17개 사업(85.05%)을, 기타(사회복지 사업) 사업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해외원조 사업대상은 아동·청소년(28.4%), 지역주민(17.3%), 이재민(16.1%), 빈민(11.9%) 순으로 나타났다.
■ 해외원조를 실시하지 않은 경우 향후 추진 계획
한국 천주교 16개 교구 중 해외원조를 상시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4개 교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교구들은 해외원조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거나 무응답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한 본당 147곳 가운데서는 81개 본당(55%)이 앞으로도 해외원조 활동을 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원조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답변한 수도회 89개 중 향후 추진계획이 없다고 답변한 수도회는 76개(85.4%)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해외원조 활동이 없었다고 답변한 14개 전국사도직단체 중 향후 추진계획이 없는 단체는 12개(85.7%)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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