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이주사목은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 주교회의는 외국에 이민을 갔거나 노동자로서 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국인을 위한 사목활동에 윤공희 대주교를 임명함으로써 ‘이주사목’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의 이주사목이 ‘교포사목’을 위해 태어났다는 것은 당시 한국이 ‘유입국’이 아닌 ‘송출국’이었음을 입증한다. 1950~60년대 한국의 많은 노동자들이 독일에 광부나 간호사로 이주해갔고, 1970~80년대에는 중동의 국가들과 리비아 건설계획에 따라 그곳으로 갔다. 또 1960년 미국의 이민할당제가 폐지됨으로써, 약 300만 명의 한국인들이 미국으로 떠났으며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남미로 이주해간 이민자 수도 상당했다. 때문에 교회는 이들을 위한 교포사목을 시작했다.
1978년 4월 7일 한국 주교회의는 교포사목을 위한 ‘주교회의 이주사목위원회’를 공식적인 기관으로 설립하고, 1981년 10월 16일 박정일 주교를 이주사목·해양사목·국내의 이주민들과 여행자들을 돌보는 사목활동의 총책임자로 임명했다. 이후 경갑룡 주교(1987년), 정명조 주교(1990년), 김지석 주교(1996년) 등이 이주사목위원회 의장으로 활동했다.
교포사목이 중심이 됐던 이주사목의 초점은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국내에 체류하는 이주민을 위한 사목’으로 옮겨갔다.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을 기점으로 이주 외국인 노동자수가 급격히 증가했고, 1990년대 후반부터는 결혼이민자여성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2002년 10월 18일 이주사목위원회 의장을 맡게 된 강우일 주교는 시대의 요구에 부응해 2003년 3월 14일, 한국 최초로 이주민을 위하여 전국 교구에서 임명받아 활동하고 있는 사제들을 위한 회의(ECMI)를 조직하기에 이른다. 이는 ‘이주민을 보내는 나라(송출국)’였던 한국이 ‘이주민을 받는 나라(유입국)’가 됐음을 말한다. 전국 이주사목담당 사제들은 같은 해 7월 13일 회의를 통해 각 교구와 국가별공동체 담당 사제 회의를 연 4회로 정례화하고, 연2회의 실무자 연수를 통해 인재 양성과 교구별 연대 강화에 힘쓰기로 결정했다.
국내 이주사목과 해외교포사목의 선이 그어지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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