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보다 어려운 이웃이 기뻐하는 것을 보면 제가 더 행복합니다.”
자신의 전 재산인 영구임대아파트 보증금 172만 원을 유산으로 내놓은 ‘가난한 기부천사’의 선행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최근 ‘광주·전남지역 1호 유산 기부자’로 이름을 올린 이래인(타대오·63·광주 우산동본당)씨.
이씨는 광주광역시의 한 영구임대아파트에서 홀로 지내며 매달 정부에서 지원하는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수당으로 생계를 꾸려왔다. 또 넉넉지 않은 형편에서도 매일 인근의 복지시설을 돌며 자신보다 힘든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이씨가 처음부터 봉사의 삶을 산 것은 아니다.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1990년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반신이 마비되고 말았다. 왼쪽 다리는 재활치료를 통해 절뚝거리며 걸을 수 있지만, 왼팔은 지금까지도 쓰질 못한다. 그는 “건강했을 때는 나 역시 이기적이고 내 자신밖에 몰랐다”며 “그러나 장애를 겪고 나서야 그들의 아픔을 이해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봉사의 삶을 이어오던 이씨가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아파트 임대보증금까지 기부하기로 결심한 것은 지난해 3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관하는 ‘행복한 유산 기부 캠페인’을 접하고서부터다. 그날로 상담을 거쳐 자신의 재산을 모두 기부하기로 서약했다. 공증을 거친 결과 이씨의 재산 총액은 172만3400원.
그는 “국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살 수 없는 저는 이웃들이 낸 세금으로 살아가는데, 저도 보답하는 차원에서라도 봉사해야지 않겠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신앙생활에도 열심인 이씨는 지난 2004년 광주대교구 사목국이 주관한 ‘신앙체험수기 공모’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 지난해 크리스마스에는 임대아파트 이웃들을 우산동성당으로 초대해 선물을 나눠주며 성탄의 기쁨을 함께했다.
그는 “기부는 남을 위한 것이지만, 결국엔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며 “남은 생애도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이웃과 함께 나누는 삶을 살겠다”고 전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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