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이 퇴직금마저 기부하고 세상을 떠났다.
주인공은 담낭암과 난소암을 앓다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고(故) 강점화(프란치스카·인천 삼산동본당)씨. 그의 가족은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병원비, 치료비 등을 제외한 퇴직금 1000만 원을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했다. 15년 동안 인천 남구청에서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으로 일해 온 강씨는 이웃에게 사랑의 선물을 남기고 그렇게 세상과 이별했다.
강씨가 온 몸에 암이 퍼진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지난 2008년 10월. 소외된 이웃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해 온 그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강씨는 말기암 판정을 받을 때까지도 현장에서 이웃들과 함께하고 있었다. 강씨의 어머니 오순덕(수림 수산나·63)씨는 “딸은 자기 몸이 아픈 줄도 모를 정도로 항상 맡은 일에 열심했다”며 “암을 알게 됐을 때는 이미 항암치료도 소용없을 정도로 악화됐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이웃 사랑은 굳은 신앙심이 토대가 됐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수첩에 남긴 말도 “하느님, 성모님 감사합니다.”였을 정도로 신앙심이 깊었다. 강씨에게 이웃은 기쁨이자 희망이었다. 그는 건강 악화로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들었을 때조차 항상 기도로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했다. 강씨의 동생 강화영(미카엘라)씨는 “가족과 지인들이 힘들어 할까봐 아파도 항상 웃으려 노력했다”며 “몸이 허락하는 만큼만이라도 자원봉사를 통한 사랑을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언니의 말에 너무 눈물겨웠다”고 말했다.
강씨는 가족에게도 소중한 선물을 남겼다. 여동생 강화영씨와 남동생 강대운(스테파노)씨가 강씨의 모습을 보고 10년 간의 냉담을 푼 것. 강대운씨는 “누나를 통해 다시 하느님을 찾게 됐다”며 “누나를 본받아 이웃을 먼저 살피는 신앙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성탄절을 그토록 기다렸던 강씨는 끝내 성탄절을 한 달여 남겨둔 11월 26일 세상을 떠났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강씨의 퇴직금을 천주교 시설인 인천 스텔라의 집 등 총 4곳에 지원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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